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주요 기관에 최초로 여성 수도자를 차관직에 임명했다. 이는 여타 바티칸 기관장직에 여성 평신도들을 임명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여성 참여 확대 의지와 더불어, 여성 수도자에게도 수도 생활과 교육 외에 수많은 소명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로마 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발전부 차관보 알레산드라 스메릴리(Alessandra Smerilli, 46) 수녀를 교황청 인간발전부 임시 차관으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스메릴리 수녀는 교황청 안에서 가장 ‘높은’ 직분을 가진 여성이 되었다.
스메릴리 수녀는 돈보스코 수녀회로 불리는 ‘도움이신 마리아의딸 수녀회’ 소속이다. 그는 수도회 입회 전부터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서원 이후에도 학업을 계속하여 로마 라 사피엔사 대학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영국 노리치 이스트 잉글리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경제학 전문가로서 스메릴리 수녀는 2019년부터 바티칸시티 위원회 자문위원, 교황청 코로나19 위원회 경제 태스크포스 코디네이터를 역임했다.
이번 임명이 이례적인 이유는 스메릴리 수녀의 차관직 임명과 함께 현직 차관과 차관보가 모두 임기를 마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일에는 프랑스 출신의 브뤼노 마리 뒤페(Bruno Marie Duffè) 몬시뇰이 임기가 연장되지 않은 채로 차관직 임기가 종료되었고, 이번 임명 소식과 함께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우구스토 잠피니(Augusto Zampini) 신부의 임기 종료 소식도 알려졌다.
스메릴리 수녀는 이같은 소식에 “이런 어려운 일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교황께서 적절하다고 여기시는 시간 동안 교회의 사명을 더욱 잘 따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개혁을 주관하는 추기경 자문단과의 회의에서 주기적으로 여성 참여 확대를 언급했다.
교황은 교회 내 여성 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 몇 년 간 바티칸 박물관장, 가정생명부 차관, 교황청 성서위원회 및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 차관 등에 여성을 기용한 바 있다.
인간발전부(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는 2017년 이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의료위원회, 사회복지위원회가 통폐합되어 만들어진 부서로, 난민 등 국제문제 및 사회문제에 대한 가톨릭교회 차원의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