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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홍콩 교구장, 정부 초청으로 중국 공식 방문한다
  • 끌로셰
  • 등록 2023-03-10 15:53:56
  • 수정 2023-03-10 17: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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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 사우얀(Stephen Chow Sau-Yan, SJ) 주교 (사진출처=The Standard)


지난 9일, 가톨릭 홍콩 교구는 교구장 차우 사우얀(Stephen Chow Sau-Yan, SJ) 주교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 베이징 교구를 방문한다는 ‘깜짝’ 소식을 공개했다.


차우 주교를 초청한 것은 중국천주교애국회 회장 겸 베이징 교구장 리산(Li Shan) 대주교다. 따라서, 이번 초청은 중국 정부의 초청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오는 4월 17일부터 5일간 이뤄지는 이번 방문에는 홍콩교구 보좌주교 하(Joseph Ha) 주교, 교구 총대리 초이(Peter Choy) 신부가 동행한다.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명으로 홍콩 교구를 맡게 된 차우 주교는 ‘외교적’, ‘중립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정부와 중국가톨릭교회는 차우 주교와의 협력을 통해 보편교회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기대를 반영한 듯 차우 주교는 “이번 방문은 양자 간 교류와 상호작용을 증진하는 ‘다리가 되어주는 교회’라는 홍콩 교구의 사명을 드러내준다”며 “베이징 교구의 초청은 지난해에 받았으며, 지난해 말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차우 주교가 홍콩 교구장으로서 중국 ‘본토’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다. 1985년 홍콩 교구장이었던 우쳉충(John Baptist Wu Cheng-chung) 추기경은 중국 수립 이후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아 중국 가톨릭교회의 일치를 모색한 인물이었다.


홍콩을 제외한 중국 영토에서는 중국천주교애국회(Catholic Patriotic Association)에 가입해야만 국가의 공인을 받을 수 있다. 중국천주교애국회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에 속한 정부 기구로서 중국 가톨릭교회 전반을 관장한다.


홍콩 교구는 소위 중국 ‘본토’에 있는 가톨릭교회와 별개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보편교회를 따르나 중국 정부가 ‘외세간섭’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지하교회’와 중국 정부의 공인을 받았으나 임의로 주교를 임명하는 등 교황청과 온전한 일치를 이루지 못해왔던 ‘국가 공인교회’의 이분법에서 자유로운 편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 교구는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맺은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협정’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도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는 이번 사실을 보도하면서 교황청-중국 관계 전문가를 인용하여 “이번 방문은 중국과 교황청이 수락한 것이 확실하며, 교황청은 중국과의 대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말 < AP >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중국 문제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걸어가야 한다”며 “모든 주교 임명건은 확대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조금 닫혀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임기 중에 체결된 2018년 잠정 협정을 강하게 비판해왔던 천르쥔(Joseph Zen Ze-kiun) 추기경은 올해 초 베네딕토 16세의 장례 미사 참석차 로마를 방문했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별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미국 예수회 매체 < America >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밝힌 천르쥔 추기경은 기존 태도와 달리 “아주 환상적인 만남이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따뜻해 맞아주셨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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