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윤석열 퇴진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신자, 지역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윤석열 퇴진’, ‘일본 핵폐기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약자는 안전하게 강자는 정의롭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현 대통령 윤석열은 후보 시절부터 공정과 상식을 앞세워왔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이 땅의 공정과 상식은 씨가 말랐다”면서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역사, 종교 등 한국 사회 전반에서 윤석열과 김건희와 천공을 롤모델로 하는 약육강식과 각자도생, 기회주의와 이기주의 가치만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정하고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은 사회 곳곳에 수많은 차별을 만든다. 윤석열 정권 하에서는 보편적 자연현상도 선택적이고 불공정하며 몰상식한 것이 되었다”면서 폭우로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흰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서 울고 있는 수재민에게 손 흔들며 웃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에 있어서도, 어떤 사람은 표창장 위조 혐으로 4년이나 감옥에 있지만, 어떤 사람은 통장 잔고 증명성 위조나 분식회계로 수백억원, 수조원을 훔쳐도 감옥에 가지 않거나 1년형을 선고받는 것으로 그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편적인 것이 차별적이고 선택적으로 되어버리는 것을 또 다른 말로 ‘불공정’이라고 한다며, “정의, 평화, 자유, 평등, 생명, 사랑, 인권 보편적 가치들이 불의한 권력이 만들어낸 불공정한 과정을 거치면 선택적인 것으로 변해서 그 가치 자체가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신부는 윤석열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국민의 손으로 뽑은 제20대 대통령이 맞지만, 그렇기에 또다시 공정하고 의로운 절차를 거쳐서 국민의 손으로 치워버릴 수 있다고 했다.
“2017년에 이미 해봤던 탄핵이란 방법도 있고 국민여론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스스로 퇴진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라고 강조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는 국어사전에 아주 약한 것으로 강한 것에 대항하려는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있다면서, 요즘은 어떤 일을 행하는데 있어서 의미나 명분 혹은 도리를 따지는 사람보다는 성공 가능성을 먼저 따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
가능성 중심의 시대에서 우리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고집하고 있다며, “윤석열 탄핵, 퇴진, 악하고 절개 없는 자들에게는 불가능해보이는 것을 우리는 험한 꼴 각오하고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다”고 했다.
이어 왜 그런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우리는 가능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지켜내야 할 소중한 의미와 가치, 인간적 도리를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의 성패를 떠나서 마땅히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당위성이라고 한다”며 “그 일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되든 안되든 그 일을 한다. 그 길이 사람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어려운줄 알면서도 심지어 죽을 수 있음에도 끝끝내 걸어간다”고 설명했다.
(큰따)우리는 당위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윤석열 퇴진, 탄핵은 이 시대의 당위성이다.
김용태 신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야말로 당위성에 충실한 모습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를 살리겠다고 오로지 사랑 하나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버린 예수님. 국가권력의 무고한 희생자였던 예수님 모습 자체가 세상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거대한 권력에 비하면 미약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 의미는 차고 넘친다. 소돔과 고모라가 왜 멸망했겠는가. 죄가 많아서인가? 아니다. 의인 10명이 없어서 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노력으로 지금 당장 뭔가를 바꾸거나 바뀌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 나라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미약한 노력이 소돔과 고모라를 살릴 수 있었던 의인 10명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우리의 작은 몸짓은 무소불위의 윤석열 검찰독재를 반드시 무너뜨리고 말 것”이라며 “우리 모두 용기를 내자. 주님께서는 결국 세상을 이기셨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전본부 김율현 본부장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김채선 씨(고 김지현 씨의 어머니),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은 사무처장이 강단에 올라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과 노동정책, 특별법 제정,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시국미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윤석열 탄핵’,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평화대행진을 이어갔다.
월요시국기도회는 3월 20일 전국사제비상시국회의 결정에 따라 시작되었으며, 매주 월요일 전국 교구에서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오는 8월 7일 오후 7시 30분에는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월요시국기도회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