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 열사
고문으로 죽고
매 맞아 죽고 불태워 죽이는
무서운 형벌이라면 차라리 받아드리겠다
봄을 기다리며
꽃이 피기를 고대하던 젊음이 스러져간
그날 그 거리 참혹함의 계절을 잊지 못하지
아, 나의 사랑하는 아들 경대야
백골단, 쇠파이프에 맞아 심장 출혈로
아까운 청춘을 조국에 바친 날
그날은 꽃들도 슬프게 떨어지고
하늘의 별들도 눈물을 감추었다
억울하고 억울해서
눈을 감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정녕 피를 원하는데
장미꽃보다 아니 붉은 저녁노을
수없이 스러져간 사월의 젊음의 뒤안길에
피토하며 스러지는 민주주의여
자유와 해방의 넋으로 부활 한들
한 많은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의 가슴에 십자가의 못을 박고
이렇게 죽어가며 외치는데
천국은 어디에 있으며
하나님은 어디에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부르는 하모니카 소리
꽃밭에서 날던 나비도 날개를 접고
흘러가는 구름도 눈물을 흘리는
저기 강물에 떨어지는 봄비여
비여 비애여 슬픈 노래여
자유의 혼으로 살아 훨훨 날아가라
다시 지옥 같은 독재시대를 맞이하지 마라
라일락꽃 향기로운 운동장에
그대의 바람이 불어
내 심장을 뛰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