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염원 하던 이기형 시인
백두산에 올라 해 뜨는 동쪽을 바라보면
배달민족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알게 되지
지난 몇 해 동안 남과 북의 시인들은 만나지 못했다
고난의 시절보다 더 힘든 것은 동족끼리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기형 시인은 북이 조국이다
북쪽이 고향이라 늘 통일 될 날을 그리며
눈물로 고향을 생각하다가 천수를 누리고
그리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다
압록강의 푸른 물과 두만강의 눈물 젖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가득 담아 보낸 세월
북쪽의 가족과 남쪽의 가족은 이산상봉도
꿈을 꾸어 보지 못했다
평양방문 때 딸을 만난 기쁨을 누리며
눈물짓던 노인이 아흔여섯의 일생을 살았다
누구든지 한번은 죽는다
죽기 전에 통일을 볼 사람도 있지만
못 보고 죽는 이가 더 많겠지
탄생 100년이 되는 이기형 시인
분단의 고통을 느끼고 이산의 아픔을 경험한
한국전쟁의 그날을 잊지 못한다
남쪽의 자식도 자식이지만
끝내 그리운 딸을 마지막 보지 못하고 눈감은
시인은 언제나 행복한 소년이었다
눈 내리는 날의 고향 생각
봄이면 살구꽃 아름답게 피던 고향을 떠올리며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
평양의 대동강을 바라보고
통일의 그날을 기다리리니
아, 내가 죽어 조국이 통일 된다면
다시금 평양에 태어나고 싶어라
어머니의 그리운 품에 안긴 지금은
남쪽의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통일의 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