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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자비의 희년에 낙태 여성 한시적 용서
  • 이상호 편집위원
  • 등록 2015-09-02 11: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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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 오는 12월 8일부터 시작되는 '자비의 희년' 기간에 한해 전 세계의 모든 사제들이 낙태 여성을 용서할 수 있게 했다.


교황은 이날 새로운 복음화 촉진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비의 희년을 맞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용서와 자비를 위해 전통적인 속죄의 범위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낙태를 한 여성이 진심 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에 이 낙태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죄에 대한 용서는 보통 주교들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교황은 낙태를 한 여성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낙태가 광범위하게 널리 퍼진 무감각한 심리 상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비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낙태를 피상적인 인식만을 가진 몇몇 사람들이 마치 그러한 행위가 가져올 극단적 해악을 모르는 것처럼 저지르는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특별히 낙태에 의존했던 여성들을 생각한다”며 “나는 그들이 그 경험을 하면서 받았을 심리적 압력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실존적이고 도덕적인 시련이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나는 가슴 속에 낙태의 분노와 고통이 남긴 상처를 품고 있는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며 “하느님의 용서는 회개하는 그 누구도 예외로 하지 않는다. 특히 하느님과의 화해를 위해 신실한 마음으로 고해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러한 이유로 모든 사제들에게 낙태를 하고 자비의 희년에 용서를 비는 여성들을 용서하는 권한을 주었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은 가톨릭교회 개혁을 표방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부하면서 1969년 설립된 극보수 가톨릭 단체인 '성 비오 10세회'(SSPX)에도 문을 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희년 중에는 SSPX 사제들도 다른 가톨릭 성직자들과 마찬가지로 죄를 용서할 권한을 갖게 된다.


교황은 “하느님의 자비에는 예외가 없다”며 “교회의 일치를 위해 조만간 이들과 완전한 친교를 회복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모든 믿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만날 수 있는 진정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교황의 이 같은 조치는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에서 금기시해 온 민감한 문제들인 동성애와 이혼 등에 대해 밝힌 포용적인 태도를 잇는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년(聖年)으로도 불리는 희년(禧年)은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로, 정기 희년은 1300년 처음 시작돼 25년마다 기념한다.


이번 자비의 희년은 정기 희년과 별도로 지난 3월 교황이 선포한 특별 희년으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오는 12월 8일부터 내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11월 2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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