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18일 재이탈리아 한인 공동체의 한국 순교자 로마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시노드 분위기와 한국 교회의 문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강 주교는 한국 주교회의를 대표해서 로마 바티칸에서 열리는 가정을 위한 시노드에 참석 중이다.
강 주교는 시노드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 바오로 6세에 의해 시작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유일한 권위가 섬기는 권위이기 때문에 다름을 인정하고,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듣는 것이 시노드의 가장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노드가 각자의 생각을 분명히 말하지만 교회적 시각으로 베드로의 후계자와 함께 생각하며, 수직관계의 명령적 일치가 아닌 보편적 일치의 의미로 교종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민족 복음화 주간과 관련해 복음 선포의 길이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 받은 모든 이가 함께 가는 길임을 밝히고, 성직자뿐 아니라 신자들도 복음 선포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강 주교는 “예수의 부름을 받은 이들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부족하고 신앙이 영글지 못한 사람이었다”라면서, “현재의 우리도 불완전함 속에서도 예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은 성령이 채워 주실 것을 믿고, 용기 있게 예수의 복음을 선포하는 제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론에서 시노드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임을 밝히고, 특히 이번 시노드를 통해 교회가 현대의 가정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안을 설명했다.
강 주교는 이혼 등의 가정 문제가 늘어나면서 한국 젊은이들이 가정의 가치관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는 것을 한국사회의 문제라고 지적 했다. 개인주의가 팽창하면서 가정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고, 가족에게서 배우는 인내와 양보, 개인의 희생이 점차 부족해진다고 우려했다.
현대의 문화가 남녀의 관계를 쉽고 쾌락적인 측면을 강조해, 자본·상업주의적 사고방식의 육체적 즐거움만을 강조한다는 것이 강 주교의 지적이다.
강 주교는 결혼관이 인격적 사랑과 일치, 생명을 탄생시키는 육체적인 측면 모두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의 가치가 전인격적 관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수단이 되면서 가정에 폐해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드의 다른 주교들도 가족 공동체가 구현되지 못하면 사랑과 기쁨을 느낄 수 없고,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