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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 편지 : 저에게는 어제도 오늘과 같았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겁니다.
  • 이아름
  • 등록 2015-04-20 10:30:37
  • 수정 2015-05-11 14: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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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7일 금요일 54일차.


보영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어제가 힘든지 오늘이 힘든지.

대답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지만 저에게는 어제도 오늘과 같았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겁니다.

길바닥에 나와서 하루를 보내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만큼 앞으로 갈 길이 더 남았습니다.

광화문에 도착하면 저는 또 다시 살아야 할 겁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 매일 생각하고 다짐을 합니다.


승현이의 빈자리를 어떻게 더 잘 느끼고, 받아들이며 살아갈지 매일 매일 고민합니다.

받아들인 다는게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숙소에 들어오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릅니다.

승현이 생각은 얼마나 했는지도 모를 만큼 피곤하기도 합니다.


내일이 달라지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대신 제가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정말 어느 새, 저를 위해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승현이가 이렇게 저에게 버티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저는 매일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지만

그 안에서 매일 매일 다른 승현이를 느끼며 삽니다.

덧붙이는 글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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