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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방해 넘어 취재진압 행위”
  • 최진 기자
  • 등록 2015-11-20 17: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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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출처=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때 고의로 취재를 방해하고 기자들을 과잉 진압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집회 현장과 참여자들의 목소리, 정부의 대응 등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 할 언론사 취재진들이 공권력으로부터 유례없는 수난을 당했다”며 “정부가 국민과 언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중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시민도, 언론사 취재진도 국민의 지위를 박탈당했다”며 경찰의 과잉 대응과 고의적인 취재 방해 행위에 대한 사과와 진상 조사, 그리고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또한 당시 시위를 진압한 경찰의 지휘 체계공개와 물대포에 부착된 카메라 동영상 기록 공개를 요청하고 11월 말까지 현업 언론인 의견이 수렴된 취재 방해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집회 당시 경찰 차벽 구석으로 이동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KBS카메라 기자와 취재진에게 캡사이신이 섞인 경찰의 물대포가 날아들어 취재 활동이 중단되고 장비 또한 손상‧파손됐다. 이들은 주위에 아무도 없었고 KBS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근무복을 입고 삼각대와 취재용 장비를 갖고 있어서 방송사 취재진임을 알 수 있었지만, 경찰은 취재진의 머리와 상체를 집요하게 겨눠 살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노조는 차벽위에서 시위대에게 캡사이신을 쏘고 있던 경찰을 촬영하던 뉴스통신사 뉴시스 기자와 15명의 사진‧영상기자에게도 경찰이 캡사이신을 조준해 발사했다며 “취재 방해를 넘어선 다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취재진압’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오마이뉴스, CBS, 한겨레, CBSi, 코리아타임즈, 뉴스타파, 기자뉴스 등 다수의 취재진도 경찰 물대포에 다치고 카메라 등 장비가 손상됐다고 언론노조는 전했다.


이어 “경찰 대응을 두고 시민사회와 언론사 취재진들이 폭력진압, 살인진압이라는 분노에 찬 비판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규정 위반에 대한 사과와 자기반성,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은 기대하기도 어려운 대한민국 공권력의 실상”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KBS취재진이 사다리를 들고 있어 공격하는 시위대로 오인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언론노조는 경찰이 지난 9월 23일에도 민주노총 총파업 당시 한겨레 김규남 기자를 폭행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안전한 취재활동의 권리와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권력이 마지막까지 수호해야 할 대상은 청와대가 아니라 오로지 국민임을 경찰은 절대 잊지 말라”며 “경찰이 물대포로 카메라를 가로막고 권력이 언론에 개입하고, 언론사 간부들이 기사를 내보내지 않으려 하더라도, 우리는 언론인의 사명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하며 역사의 현장과 진실을 낱낱이 기록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KBS 기자협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KBS 취재진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인 공권력 남용에 대해 즉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도 지난 16일 “다분히 고의적으로 취재진에 대해 물대포를 직사한 현장 책임자와 경찰청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15일 “취재 현장에서의 공권력을 남용해 기자를 공격하고 장비를 파손해, 취재를 방해한 경찰의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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