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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대림 제3주일 독서·복음 해설
  • 김수복
  • 등록 2015-12-12 06:10:03
  • 수정 2015-12-12 06: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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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스바 3,14-18)

<주님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너에게 내리신 판결을 거두시고 너의 원수들을 쫓아내셨다.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그날에 사람들이 예루살렘에게 말하리라.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축제의 날인 양 그렇게 하시리라. 나는 너에게서 불행을 치워 버려 네가 모욕을 짊어지지 않게 하리라. 


이사(12)

<너희 가운데에 계시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는 위대하시다>


제2독서(필립 4,4-7)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다>


형제 여러분,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복음(루가 3,10-18)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군중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자, 요한은 그들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하고 일렀다. 군사들도 그에게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요한은 그들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렀다.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또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요한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권고하면서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 대림 제3주일 ~ 독서·복음해설 ~


제1독서(스바 3,14-18) 해설

<하느님께서 우리 한가운데 능하신 구원자로 계시니 우리 마음은 기쁨에 넘친다>


스바니야 예언서는 복된 미래를 그윽이 바라보는 것으로 끝난다. 그 날이 오면 이방인들은 부끄러움을 당하고, 이스라엘의 남자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거만을 떨며 흥청거리는 자들은 쓸려나가고 기를 못 펴는 가난한 사람,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고 간사한 혀로 사기 칠 줄도 모르며 남을 억울하게 속일 줄도 모르는 사람이 대우를 받으며 편히 쉬는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그 때문에 새로운 예루살렘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은총과 호의를 드러내실 적에 그 위대하심에 기뻐하고 축제를 지내도록 초대받고 있다. 스바니야 예언자는 특히 당신 백성 가운데서 주님께서 강력한 힘으로 현존하신다는 생각으로 기뻐하며 환성을 올리라고 초대한다(참조. 이사 12,1-6). 이 기쁨과 환희는 장차 새로운 예루살렘 안에서 살게 될 사람들의 마음속에 넘칠 것이다(참조. 이사 54,1-5; 60,1-5; 62,3-5). 그 날이 오면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무서워 떨 필요가 없게 되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사랑을 새롭게 쏟으신 까닭에 평온함과 평화가 가득 찬 속에서 축제를 지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사(12) 해설

<너희 가운데에 계시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는 위대하시도다>


감사드리는 이 노래로써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 기쁨을 표현한다. 하느님께서야말로 우리 힘, 우리 굳셈, 우리 구원이시다.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생명을 풍성히 받게 되며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온갖 좋은 것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이룩하신 놀라운 모든 업적들을 만방에 알리고 뭇 민족에게 알릴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제2독서(필리 4,4-7) 해설

<바오로 사도 역시 주님께서 계시므로 기뻐하라고 초대한다>


기쁨(4절): 사도 바오로의 마음은 기쁨에 넘쳐 있다. 그 이유는 하느님의 도우심과 필리피 신자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고 또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필리피 신자공동체 안에서 당신 업적을 펼치셨기 때문이다(1,4-5.25;2,16-18;4,1).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에게도 하느님께서 그들 가운데서 행하신 업적 때문에 기뻐하고 춤추라고 초대한다. 이 기쁨이야말로 메시아 시대의 특징이다.


주님께서 가까이 계신다(5-7절): 바오로는 또한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기 때문에 기뻐하라고 말한다. 주님의 날이 가까이 온 데 그치지 않고 주님 자신이 당신께 간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다는 것이다(6절). 주님께서 가까이 계신다는 뜻은 시간이 없다거나 아니면 여유가 없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마지막에 다시 오실 그 날까지 매 순간마다 모든 사람의 생활 가운데서 활동하고 계신다.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가까이 계시는 주님을 모시고 마음 든든한 평화와 기쁨을 느껴야 한다.


평화와 기쁨은 옳은 일을 실천하고 실행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진실과 정의를 마음속에 굳게 간직하고 실행에 옮길 때에 평화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는 참된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복음(루카 3,10-18) 해설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가 오신다고 예고하면서 각자 자기 생활을 변혁시켜 진심으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라고 촉구한다>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10-14절): 세례자 요한은 생활을 바꿔 회개하는 세례를 설파했다. 마음으로 회개했으면 반드시 회개한 사람다운 행실을 보여야 한다(8절). 그의 거친 외침은 사회 각계각층 착한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사람들은 요한에게서 자기 직책과 신분에 알맞은 권고를 받는다. 요한은 그들에게 생활 자체를 바꾸라고 촉구한다. 요한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힘없는 사람을 착취하지 말라고 촉구한다.


메시아가 오신다고 예고한다(15-18절): 모두 사람이 혹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요한은 자기는 메시아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자기는 오로지 메시아가 오신다는 사실을 선언할 뿐이라고 말한다. 메시아는 자기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며 성령과 불로써 세례를 베푸시어 사람의 마음과 영과 혼을 속속들이 깨끗하게 하시리라고 말한다. 메시아가 오시면 당신 초대를 받아들이는가의 여부에 따라 사람들을 심판하리라고, 손에 키를 들고 타작마당의 곡식을 가려내어,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여 세례자 요한은 예언자들의 전통에 따라(아모 9,9-12; 이사 44,3; 에제 36,25-27 등) 메시아의 나라가 오리라고 예고한다.


묵상


사랑 안에서 맛보는 기쁨


이번 주일 전례는 특히 기쁨을 나타내는 전례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의 첫째 독서는 주님께로부터 구원을 받아 환희에 넘치는 사람과 백성의 기쁨만을 말하지 않고 구원을 받은 당신 백성을 보고 환희에 넘쳐 기뻐하시는 하느님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18절). 하느님께서는 단지 ‘구원하시는 용사’로서 당신 백성 가운데 거처하시는 승리자이실 뿐 아니라 당신 사랑으로써 예루살렘을 새롭게 하고 그 속에 들어 있는 당신 생명을 보고서 환호하는 신랑이시다.


화답송과 제2독서는 또 다시 우리에게 사람이 기뻐할 수 있고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하고 참되며 가장 심오한 원천이신 주님 안에서 언제나 기뻐하고 춤추라고 권한다.


오늘 복음도 일단 회개하라는 복음이지만 회개를 통하여 참되고 오래 가는 기쁨을 얻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스바니야서에 의한 제1독서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가운데서 이루신 정화사업과 구원업적을 두고 환성을 올리는 것처럼, 오늘 복음도 회개하여 깨끗해진 당신 백성을 주님께서 기쁨으로 인도하려 하신다고 말한다.


당신 백성을 위하시는 하느님 사랑에 대한 성경적 계시 전체가 오늘 읽은 스바니야서 몇 구절에 가장 날카롭게 표현되어 있다. 사실 사람이 구원자이신 하느님 안에서 자기 기쁨을 발견한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헤아릴 수 없으며 영원한 절대자이신 하느님께서 사람 안에서 당신 기쁨을 느끼고, 기뻐하시며 환성을 올리신다는 말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이 보인다.


스바니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깨끗하게 하고자 터뜨리신 분노도 체험했으며, 마침내 구원받은 당신 백성을 두고 환희를 느끼시는 하느님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적들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난 백성들의 행복만이 아니라(15절), 또한 자기를 악과 두려움과 파탄에서 늘 구해 주시는 주님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예루살렘의 기쁨만이 아니라(16-17ㄱ절), 하느님 자신의 기쁨, 신랑과 신부를 하나 되게 하시는 주님의 축제, 또한 신랑과 신부가 함께 맛보는 혼인 잔치의 기쁨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신랑이신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를 사랑 안에서 거룩하게 하신다.


혼인잔치 비유에 비추어서 해석하는 오늘의 복음


요한은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는 백성에게 자기보다 훨씬 훌륭하고 강한 분이 와서(15절),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시리라고 예고한다(16절). 인류가 마음속으로 늘 고대하고 있는 분, 자기를 속박으로부터 구출해 줄 가장 강력한 분이 오면 인류를 당신 사랑으로써 거룩하게 하실 것이다. 그분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어 우리를 당신께 이끌어 하느님 아버지의 똑같이 귀중한 자녀로 만들어 주신다. 사람을 그토록 사랑하시기에 동시에 그 사람으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요구하는 하느님, 태워 집어삼키는 불같은 하느님(신명 4,24)께서 우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즉 우리를 영원한 사랑 속에 잠기게 하실 것이다. 그 영원한 사랑은 우리를 악으로부터 깨끗하게 하고, 우리를 하느님의 측량할 수 없는 신비 속으로 들여보내 태워 버리는 불과 같다. 거룩하게 하는 불같으신 성령 속에 잠기지 않고서는 결코 강력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께 다가설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다.


인류가 자기 신랑과 만나고 그 만남이 가득해지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몸소 땅 위에 오시어 우리 안에서 정화작업을 해야 했다. 세례자 요한이 자기에게 몰려오는 군중에게 행한 설교와 세례는 하느님 홀로 이루어 주실 수 있는 세례와 정화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심으로써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게 된 것이다. 그분은 죄지은 인류를 깨끗하게 하며 당신의 빛나는 신부로 만들고 순결하고 빛나는 옷을 입혀 주어 하느님 자신의 영광으로 감싸 주신다(참조. 묵시 19,7-8; 21,9-11).


‘신랑의 친구’로서 ‘신랑의 목소리’를 듣고 기뻐 날뛰는 세례자 요한은 주님께서 오신다고 선포하는 자기 사명을 수행한다. ‘신랑’에게 길을 열어 놓은 다음 자기는 사라지겠지만, 신랑은 세상 속으로 오시어 당신 사랑으로써 인류를 정복하여 당신 백성으로 삼고, 인류를 당신의 영원한 기쁨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마누라와 아들 둘, 손자 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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