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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단식 노동자에게 출석요구 파문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30 18:35:36
  • 수정 2015-12-31 10: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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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인천성모병원 노동자 등 보건의료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29일 저녁 7시 인천 부평구 인천성모병원 정문 앞에서 인천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집회발언에서 단식 중인 홍명옥 지부장에게 병원 측이 징계위원회 출석공문을 보내왔다며, 인천성모병원은 종교병원의 도덕성이 아니라 기본적인 병원으로서의 진정성조차 의심된다고 규탄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금 홍명옥 지부장이 단식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났다. 단식으로 몸이 상한 사람에게 병원 관계자 3명이 찾아와서 징계위원회 출석 공문을 건네고 갔다. 인천성모병원이 정상적인 병원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해 주교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홍 지부장의 단식농성은 이날로 14일째, 인천 시민대책위의 릴레이 단식은 96일째다. 박 부위원장은 “홍 지부장은 단식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힘이 없어서 농성장에 누워있는 여성 노동자에게 병원은 징계 출석을 말하고 있다”며 “병원이 단식 중인 사람에게 건강 여부를 묻거나 검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징계를 운운한다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라며 비판했다. 


‘인천성모ㆍ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8일 인천성모병원 측에 장기화하고 있는 인천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위한 병원장 면담을 신청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29일 “인천성모병원 문제는 병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근로자의 무단결근 및 업무지시 불이행 등 개인적 비위(非違)에 관한 문제로 병원장 면담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병원 관계자 3명이 단식농성장에 찾아와 징계회부사유 7가지를 근거로 홍 지부장에게 내년 1월 7일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병원 측의 징계회부사유는 ▲ 정당한 이유 없이 3일 이상 무단결근 ▲ 맡은 바 직무를 불이행 ▲ 명예․신용 훼손 ▲ 사내 질서 문란 행위 ▲ 업무상 정당한 지시 불이행 ▲ 고의 또는 과실로 기관에 재산상의 손해 ▲ 기타 징계가 될 만한 중대한 사유 등이다. 


▲ 병원 측은 단식 농성 중인 홍명옥 지부장에게 징계위원회 출석공문을 보내왔다.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이에 대해 박 부위원장은 “인천성모병원이 영업사원처럼 직원들을 동원해 외래환자를 끌어 모으고, 과도한 진료와 과잉진료비를 청구하는 부도덕한 운영을 10년 넘게 해왔다. 그래서 보건의료노조와 인천시민들이 병원의 정상화를 요구했는데, 이것이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고 신용이 떨어지는 일인가”라며 “가톨릭 병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홍 지부장이 아니라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운영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무단결근에 대해서는 “국제성모병원이 의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해 언론에 보도되자 인천성모병원은 내부고발자로 홍 지부장을 지목, 병원 간부들이 시간표를 짜가며 집단으로 괴롭혔다. 견디다 못한 홍 지부장이 병원 입구에서 쓰러져 정신과 진단 3개월을 받았으나 병원은 홍 지부장의 병가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단결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인천성모병원 노동자 등 보건의료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해 인천성모병원의 돈벌이 경영과 노조탄압 의혹을 규탄했다. 인천시민대책위원회 박재성 공동대표는 “병원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고, 양재덕 공동대표는 “병원장 신부는 성직자의 양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병원 측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촉구했다.


2016년까지 2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인천성모병원 사태는 인천교구와 병원 측의 면담거부로 해를 넘길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병원 측의 변화가 없으면 바티칸 2차 원정을 통해 교황 직속 보건의료기관 특별위원회에 인천성모병원 문제에 대해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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