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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 자비로운 얼굴을 맞으며
  • 김유철
  • 등록 2016-01-01 07:55:22
  • 수정 2016-01-05 1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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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철



자비로운 얼굴을 맞으며


그대 오소서

이 땅의 젖은 땅을 마른 땅으로 

일직선의 길을 다시 굽이굽이 흐르는 길로

뒤집힌 하늘과 땅과 바다와 사막을 제자리로

바꾸는 이, 그대 오소서


어느 이름으로 부르랴

눈물을 기쁨으로 만들고

감옥에서 해방으로 춤추며

가난 속에 행복을 누리는

그대, 어느 이름으로 부르랴


동서남북, 북남서동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큰 품에 온화함을 가득안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 어서 오라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 어서 가라고

그저 그냥 그렇게 

미소 짓는 이, 너 자비로운 얼굴이여


농민과 노동자, 노숙인과 이주민, 여성과 아이

차별이 없도록

눈물과 서러움, 모멸과 멸시, 장애와 차별

어둠이 없도록

분단과 전쟁, 분열과 암투, 미움과 증오

철조망이 없도록

십자가에 오르는 이, 불덩이 사랑 그대


홀로 가는 길이 아니다

새로 만드는 길도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와 함께 걷고 있는 길

이제 다시 그와 함께 걷는 길

천 개의 길을 하나의 길처럼 걸어가야 하는 길


자비로운 얼굴이여

어서 오시어

저희를 꼬옥 안아주소서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시집<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그림자숨소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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