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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주년 수요시위, 전국 동시다발 진행
  • 최진 기자
  • 등록 2016-01-07 14: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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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2차 수요시위가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번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시위를 시작한 지 24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시위가 전국동시다발 형태로 진행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5개의 시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정의로운 해결 세계 행동’을 주제로 전 세계 12개국, 4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 6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 1212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24주년을 맞은 수요시위를 기념하는 숫자판을 들고 있다. ⓒ 최진기자


시위가 예정된 낮 12시 이전부터 주한일본대사관 앞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과 시민, 취재진과 경찰로 가득했다. 이날 제1212차 수요시위에 참석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이다. 아이를 데리고 나와 시위에 참석하는 부모도 있었고, 시위 현장에서 뜻밖의 만남에 반가워하는 스승과 학생도 있었다. 


▲ 이날 많은 시민들이 12.28 한일 협정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 최진 기자


▲ 이날 많은 시민들이 12.28 한일 협정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 최진 기자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는 2년 전 제작했다는 ‘김학순 할머니 조각상’을 공개했다. 김학순 할머니는 대한민국 거주자로는 최초로 1991년 8월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증언했다. 김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을 치우겠다는 한일 정부의 이번 합의는 일본 정부에 진실을 요구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한 김학순 할머니의 뜻을 치우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조각상 설치 이유를 밝혔다. 


김학순 할머니 상 옆에서 오세란 씨가 춤 공연을 시작하면서 수요시위의 막이 올랐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24년 동안 할머니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를 돌아다녔을 때도 뒷짐만 졌던 한국 정부가 이제는 굴욕적인 협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의 성과를 수포로 만든 굴욕적인 협상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규탄했다. 


▲ 이날 수요시위에서 공개된 `김학순 할머니 조각상`의 주먹 쥔 손을 잡아주는 이용수 할머니.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우리 후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최진 기자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작은 학생이 무엇을 안다고 이 추운 날 맨땅에 앉아 생글생글 웃고 있다. 만약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또 저런 어린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돌아갈 수 있어서 내가 절대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두 번 다시 우리 소녀들한테, 우리 후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시위에서는 사회 각층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동참 선언이 이어졌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을 지지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일동’은 이번 ‘12·28 한일 협정’에 대한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채인석 시장을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서울·경기·인천 32개 지자체장이 참여했다. 


▲ 노란 목도리를 맨 평화의 소녀상을 중심으로 많은 시민들과 취재진들이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 최진 기자


채 시장은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배제하고, 의견을 묵살하며 강행된 이번 합의는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주권을 제약하거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약은 헌법 제60조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국회 동의가 없이 진행된) 이번 합의는 우리 헌법상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참석해 정부의 이번 협정이 한일 야합에 의한 졸속 합의라고 규탄했다. 


예술가들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올바른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위안부 협상 무효 예술 행동’ 이광석 씨는 이번 한일협상을 거부하는 예술인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세우고, 전국에 소녀상이 세워진 곳에서 시민들과 함께 올바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예술 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12월 28일 굴욕적인 한일 협상이 있던 다음날부터 예술인들은 항의 예술시위를 시작했다. 나라를 빼앗겼던 상황에서도 힘차게 싸웠던 예술가들의 넋을 이어받아 싸우겠다”며 “많은 예술인이 모여 노래와 춤, 온몸으로 저항하겠다. 할머니들의 고통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위안부 문제가 바르게 해결될 때까지 예술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 이 씨는 나라를 빼앗겼던 상황에서도 싸웠던 예술가들의 넋을 이어받아서, 노래와 춤,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 최진 기자


문학인들도 이번 수요시위를 시작으로 한일 협정 폐기를 촉구하는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국제위원장 김응교 시인은 소설가와 평론가, 희곡작가와 시인 등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이 이번 수요시위 이후부터 매회 시위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작품집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본이란 나라가 참 좋은 나라고 양심적인 사람이 많은데, 일본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을 일본 정치가들이 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들은 스스로 멸망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며 “할머니들과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의 고통에 함께하면서 국가가 버린 생명에 대해 끊임없이 기록하고 역사에 남기겠다”고 말했다. 


▲ 김응교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이 매회 수요시위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진 기자


앞서 대학생 대표자 시국선언을 진행한 이해지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은 “오늘로써 24년 차 되는 수요시위를 할머니가 이어온 것은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전쟁 일어나지 않고 평화 있길 바라면서 한 일”이라며 “70여 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어온 할머니들의 외침을 대학생들이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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