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우리 애들이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 최진
  • 등록 2016-01-22 16:27:03

기사수정


▲ 20일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 `우리 애들이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노숙농성 하는 대학생들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출처=정의당)


20일 오후 2시 30분경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 ‘우리 애들이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을 올린 당원은 3장의 사진과 함께 “우리 애들이 얼어 죽게 생겼다. 돌아봐 주시고 방법을 찾아 달라”며 당 대표에게 호소했다. 


게시물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아래 손 글씨로 적은 손팻말 사진과 노숙농성 현장을 담은 사진으로 구성됐다. 사진에 나온 손팻말 내용은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정부·그리고 이인영·우상호·오영식·최재성 의원에게 보내는 당부의 글이다. 


먼저 두 야당 대표에게는 “청년 학생들이 맹추위에 21일째 노숙 중이다”라며 “방한용 텐트라도 치고 소녀상을 지키게 나서달라. 야당이면 야당답게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에게는 “학생들과 의견이 다르겠지만, 방한 텐트는 치게 해 달라”며 “정부답게, 어른답게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인영 의원 등 국회의원들에게는 “386세대 국회의원들이 코빼기도 안 비추고 동네 선거운동만 하느냐”며 “방한용 텐트라도 치고 소녀상을 지키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부, 의원들에게 보내는 당부가 적힌 손팻말 (사진출처=정의당)


이 사진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공유돼 관심이 쏠렸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파기를 촉구하며 대학생 대책위원회’(이하 대학생 대책위) 소속 대학생들은 김장용 비닐로 바람을 막으며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들이 비닐로 혹한의 날씨를 버텨야 하는 이유는 경찰이 천막과 침낭 등을 반입하지 못하게 저지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노숙농성 중인 대학생들에게 간이텐트와 침낭을 전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이를 채증하며 반입을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법상 관할 관청에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물품을 인도에 두면 안 되기 때문에 제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법 시행령을 보면, 전신주, 허가받은 간판이나 현수막, 공사용 자재 등 12가지만 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적치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관할 관청인 종로구청 관계자는 “보통 농성장의 경우 도로법만으로 단속하기 어렵다. 의사 표현의 영역인 만큼 도로통행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천막 등이 쳐져도 일방적 집행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8개의 청년·대학생 단체가 모인 대학생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30일 ‘제 1211차 수요시위’가 끝난 직후부터 소녀상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 측의 요구에 따라 소녀상 철거를 사실상 승인했다고 주장하며, 기습철거에 대비해 소녀상을 지키며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샘 대책위 대표는 “청년들이 여기 있는 이유는 소녀상이 세워진 이 공간의 상징인 평화를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경찰도 좀 더 본질적인 것들을 되새겨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