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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눔] 삶을 예술로 만드는 연구소
  • 최진
  • 등록 2016-03-04 15: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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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겨울에도 모두 얼지 않는 일

노루꼬리만큼 낮이 길어지는 일 

땅에 떨어진 씨앗 속으로 싹이 숨어있는 일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이 부처님이 되는 일

하느님이 사람으로 다가오는 일

결국 사랑하는 일


 - 김유철천개의 바람도서출판 피플파워. 중에서 



지난해 시집 「천 개의 바람」을 펴냈던 한국작가회의 김유철 시인이 1일 ‘삶 예술연구소’를 출범했다. 김 시인은 신앙인들에게 종교 창시자들의 삶을 통해 일상의 회복을 전하기 위해 연구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삶 예술연구소’는 ‘삶이 곧 예술’이란 의미이며, ‘삶을 예술로 만드는 연구소’란 뜻이다. 연구소는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닌, 사람 ‘인’(人)과 무늬 ‘문’(紋)의 인문학 강의, 시 창작교실, 길에서 사람을 찾는 여행자학교와 자유로움의 근원을 찾는 생명평화명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미완성의 독립선언일인 3월 1일을 연구소의 창립일로 삼은 것은 ‘삶 예술연구소’ 역시 미완성의 시작 걸음임을 선언하기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삶 예술연구소’는 특정 예술인과 자본에 집중되는 현재 문화예술계의 여건을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출범했다. 문화예술계 대부분 분야에서 소수의 스타예술인 위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문화예술계의 열악한 구조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정치·종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인은 “문화예술계의 환경이 열악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현대에는 자본이 예술을 상품화하기 위해 대중의 눈을 작품의 깊이나 의미보다는 배경, 이미지 등이 포장된 작가로 돌리고 있다”며 “달을 쳐다보지 않고 손가락을 바라보게 한다. 한국 천주교회가 프란치스코 교종 개인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을 지향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 김유철 시인


그는 예술이 작가의 시대정신과 사람들의 삶을 아우르기 때문에 재능의 표출 그 이상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어떤 영역이든 시대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사람들의 삶을 대신해 울고 웃어주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어 “현재 한국사회 안에는 함께 울어줄 일이 너무도 많다. 역사적으로는 위안부 피해자, 사건으로서는 세월호, 구조적으로는 비정규직노동자, 지역으로는 강정, 밀양, 용산, 그리고 이제는 설악산과 지리산 자연들까지도 울음의 대상이다”라며 “이러한 울음들 밖에 예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안에 예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삶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의 힘을 믿기 때문에 ‘삶 예술연구소’를 출범하게 됐다. 우리가 그 힘을 믿고 걸으면 그곳에 평화의 길이 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지난달 13일 경남 창원문화원에서 열린 경남민예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2016 경남 민족예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경남지회는 김 시인이 문학으로 시대와 지역의 아픔이 있는 곳에서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였음을 높이 인정하여 경남 민족예술인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가톨릭문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며, 시집 <그대였나요>에 이어 지난해 세 번째 시집 <천 개의 바람>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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