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도를 호소했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과 416연대 대표단 등 4명은 전 세계에서 모인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들에게 세월호 참사 사건 개요가 적힌 유인물과 현수막을 통해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지를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에게 직접 세례를 주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대표단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을 타진했으나 교황 일정 등의 사정으로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다. 이들은 교황이 들어간 후에도 한 시간가량 광장에서 세월호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표단은 교황청 방문에 이어 로마연합교회에서 열린 교민간담회에 참석해 세월호 사고의 실체와 진실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안전과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유 위원장은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그동안 로마 교민들의 활동은 거의 알려진 적이 없어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알고 보니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 미사도 드리는 등 다른 지역 교민들 못지않게 관심을 갖고 마음으로 함께 하셨다”며 로마 방문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심경을 밝혔다.
이날 오후 5시께 시작한 로마 교민간담회에는 교민과 사제, 수녀 등 70여 명이 참석해 유가족들의 유럽 방문을 지지하며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로마 교민들은 매달 한 번씩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2주간의 일정으로 독일과 바티칸, 벨기에, 영국 등 유럽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로마에 오기 전 독일에서 유럽 최악의 해난 사고로 손꼽히는 ‘에스토니아호 침몰 사고’ 유족과 만나 진실규명을 위한 연대를 다짐했다.
대표단은 바티칸 방문 이후 벨기에 브뤼셀과 영국 런던, 리버풀, 프랑스 파리를 차례로 방문해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국제 연대를 호소한다. 각 방문지에서는 교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거리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리버풀에서는 축구 경기장 관중이 몰려 96명이 압사당한 ‘힐스버러 사건’ 유족과 만나 아픔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