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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안 대학 총장, “남겨진 자들에게 ‘기억’은 의무”
  • 최진
  • 등록 2016-05-16 11:37:20
  • 수정 2016-05-16 11: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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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그레고리안 대학 총장 프랑수아-자비에 뒤모르티에(Françoir-Xavier Dumortier) 신부가 국내외 다양한 이슈에 대해 말하며 가톨릭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사 주간지 시사저널 13일 보도에 따르면 뒤모르티에 총장은 세월호 사건과 다문화 사회, 현대 사회에서 종교가 처한 위기 등을 언급하며 현대 사회에서는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인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뒤모르티에 총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방한 후 사건에 대한 내용을 알았기 때문에 평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중해를 건너다 배가 난파돼 사망하는 유럽 난민들의 경우를 설명하며 비극적 참사의 진정한 책임은 선장도 국민도 아닌 국가에게 있다고 말했다.


뒤모르티에 총장은 “분명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때 책임을 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게 된 데에는 그 배 선장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진정한 책임은 ‘국가’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책임의 부재로 인해 국제적·사회적으로 많은 갈등과 비용이 초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나는 남겨진 자들에게 있어 ‘기억’은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잊지말아요 416 (사진출처=416기억저장소 ⓒ 박요한)


현대 종교의 위기에 대해서는 실천을 강조했다. 뒤모르티에 총장은 현대인들이 교회나 미사에 직접 가지 않고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신을 찾고 있을 것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안팎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가톨릭·비가톨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순히 가톨릭이라는 특정 종교의 전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에 대한 개념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는 ‘종교는 사랑이다’는 명제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 흐름 속에서 다문화·다인종·다언어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특히 정책결정자들은 외국인들이 한 사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톨릭의 기본 신념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신념을 존중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 것으로, 자유·다양성·톨레랑스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뒤모르티에 총장은 지난달 17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유현석)의 초청으로 동아시아권 국가 중 처음으로 방한했다. 뒤모르티에 총장은 프랑스 파리의 파리정치대학에서 정치학과 법을 전공했으며, 2010년부터 바티칸 교황청 직속 그레고리안 대학 총장을 맡아왔다. 


그레고리안 대학은 1551년 이탈리아 로마에 설립됐으며, 예수회에 소속된 대학 중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현재까지 17명의 교황을 배출한 명문 신학대학으로 대학 총장은 교황이 직접 임명한다. 현재 3,400여 명의 신학생들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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