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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전국행동, 제4차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 봉헌
  • 최진
  • 등록 2016-08-11 11:40:12
  • 수정 2016-08-11 20: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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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7시 천주교 전국행동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일본대사관 앞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 최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이하 천주교 전국행동)은 10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를 봉헌했다.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공개·고발한 날이며, 김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을 기리기 위해 2012년부터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천주교 전국행동은 “광복 후 45년 동안 질병과 가난 속에서 홀로 고통을 감내해온 피해자 할머니들이 공개 증언을 통해 자신이 피해자임을 밝히고 25년 동안 매주 수요시위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며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 그리고 12·28 한일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우정원 공동대표는 “김학순 할머니의 용감한 증언에 힘입어 피해자들의 증언이 연이어 나왔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될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은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은 물론, 다시는 당신과 같은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갖고 전쟁반대를 외치는 평화 활동가로 거듭나셨다”고 말했다. 


▲ 우 공동대표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시작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최진


이날 미사 주례를 맡은 최재영 신부(의정부교구)는 “슬프게도 우리는 무엇을 잘 간직하는 민족이 아닌 것 같다. 이것이 일제강점기의 역사 때문인지, 긴 독재의 시간 때문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저 소녀상 하나가 굉장히 부끄러운 것 같다. 저것을 치우고 싶어서 애를 쓰는 것을 보면 그 사람들은 역사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은 남북통일처럼 먼 길 같다. 우리가 지난 시간을 서로 미안해하고, 사죄하고, 아픔을 보듬는 것이 아주 먼일처럼 생각된다”며 “하지만 우리 할머니들은 얼마 전 한국·베트남 연대를 통해 또 다른 전쟁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아름다운 마음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에게도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자리에 오는 것이 우리에게는 거울과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떠한지, 내가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며 “미사에 참석한 우리가 분노와 답답함의 감정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최 신부는 할머니들이 또 다른 전쟁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에게도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최진


미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12·28 한일합의는 무효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들에게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진행해야 하며, 한국 정부는 굴욕적이며 졸속 합의라고 비판받는 12·28 합의를 무효화 하고 ‘화해·치유’ 재단 설립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림일 미사에는 수도자와 평신도 등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켜온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도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 이날 미사에는 수도자와 평신도 등 300여명과 소녀상 지킴이 학생들도 함께 했다. ⓒ 최진


박근혜 정부는 한일 양 정부 간 체결된 12·28 협상을 근거로 지난달 28일 ‘화해·치유’ 재단을 출범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한국 정부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푼돈에 팔아넘겼다고 분노하며, 협상 무효화와 재단 설립 강행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한국 정부의 12·28 합의 이후 올 1월 37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및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을 발족했으며, 천주교는 2월 17일 9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등의 단체가 모여 천주교 전국행동을 발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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