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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는 종교적 성과가 아니다” -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제3회 ‘순교’ 국제학술심포지엄
  • 최진
  • xlogos21@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6-09-07 12:29:59
  • 수정 2016-09-07 15: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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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5일부터 이틀간 서울 성북구 수도회 총원 성당에서 순교의 교회사적 고찰을 주제로 제3회 ‘순교’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그리스도교가 동아시아에 전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박해와 순교의 공통성과 특수성을 분석하며 순교의 의미를 살폈다. 또한, 박해와 순교를 통해 전파된 그리스도교 신앙이 오늘날 현대 교회의 순교 영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폈다. 


순교는 결코 죽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생명을 위한 것이며,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


▲ 5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 제3회 `순교`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세르지오 탄자렐라 교수는 `보편교회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 최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 역사신학 세르지오 탄자렐라(Sergio Tanzarella) 교수는 ‘보편교회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 강연을 통해 교회가 순교의 의미를 안락한 영신주의나 종교적 성과주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탄자렐라 교수는 “순교는 결코 죽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생명을 위한 것이며,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한 개인의 신앙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삶의 중심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회가 안락한 영신주의로 순교의 의미를 변질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인간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상태에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막연하게 강조하는 ‘탈육화(脫肉化)된 영성’의 흐름을 우려했다. 


그는 순교가 단순히 과거의 기념비적인 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20세기 순교자들은 국가와 사회의 불의에 저항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했다는 점을 짚었다. 


▲ `20세기 순교자들은 국가와 사회의 불의에 저항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가르침을 전했다` ⓒ 최진


순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권력 앞에서 약해지지 않고 생명과 선을 향했던 그리스도인의 정신


이어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가 안락함의 유혹을 거부했듯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스스로 짊어지면서 책임과 양심에 따른 실천을 통해 순교의 의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력자들은 순교를 통해 드러난 자신들의 폭력과 죄를 감추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순교의 기억을 공동체 안에서 공유함으로써 ‘기억’과 ‘진실’과 ‘순교’가 생명을 위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교란 증오와 박해 앞에서 체념하는 수동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악을 뒤집어엎는 그리스도교적 행동과 존재의 결과이다”라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권력 앞에서 약해지지 않고 생명과 선을 향했던 그리스도인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심포지엄에서는 일본 상지대학교 교수 신조 가와무라 신부와 대만 보인대학교 진방중 교수가 각각 일본과 중국 천주교회 내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앞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1, 2회 심포지엄에서 순교에 대한 신학적·철학적 고찰을 통해 순교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노력했다. 서울대교구 정순택 주교는 심포지엄을 통해 교회가 영적인 갈망을 충족시키고 복음이 전하는 빛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축사문을 통해 밝혔다.


▲ ⓒ 최진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권력에 저항했던 순교자들의 정신을 이 시대 교회가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한편 순교의 교회사적 성찰을 통해 오늘날 교회의 현실을 좀 더 살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교회의 역사 속에서 희생된 순교자의 죽음을 되새기는 것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죽음이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심포지엄에서 한 논평자는 “순교자를 기념하고 기리는 것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가 번영할 수 있었다”고 말해, 영신주의와 종교적 성과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탄자렐라 교수의 말을 한국 천주교회가 좀 더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현재 한국천주교회가 박해와 순교 기록을 근거로 진행하고 있는 ‘국토 성지화 사업’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권력에 저항했던 순교자들의 정신을 이 시대 교회가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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