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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기총회 ‘사드배치 토론’으로 시작
  • 최진
  • 등록 2016-10-11 12: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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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시작된 `2016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는 14일까지 진행된다. 10일 총회에서는 병자성사와 혼인, 주교·사제·부제서품 예식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주교회의는 `대구 희망원 사건`이 다뤄지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대구대교구에 문의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 최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16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시작했다. 주교단은 정기총회에 앞서 ‘사드배치 결정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사드 배치에 관한 전문가들을 초대해 찬반 양측의 입장을 듣는 주교연수를 진행했다. 


주교회의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는 “우리 사회는 사드 배치에 관해 찬성과 반대의 흐름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를 깊게 숙고할 필요가 있다”라며 “전문가 두 분을 모시고 ‘사드 배치의 문제점’과 ‘사드 배치의 정당성’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 김준철 신부는 사드 배치에 관해 찬대와 반대가 강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 지를 깊게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최진


앞서 지난 7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는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 성명문을 통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한 바 있지만, 주교연수를 통해 이를 더 깊이 이해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주교연수에서는 가톨릭대 박건영 교수가 사드 배치에 관한 반대 입장을,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박건영 교수는 “그리스도인이자 개인의 양심에 따라 사드배치가 어떤 점에서 실익이 있는지 없는지를 중심으로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겠다”며 강연을 시작했지만, 주교회의는 연수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취재는 허용 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이날 박건영 교수는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설명했다. ⓒ 최진


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번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는 병자성사와 혼인, 주교·사제·부제서품 예식 등을 심의할 예정이며, 주교회의 정관 개정, 전국 사도직 단체 회칙 개정안도 다루게 된다. 총회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총회에서 최근 언론보도와 국정감사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대구 희망원 사건’이 다뤄지느냐는 질문에 주교회의는 “그 문제는 대구대교구에 문의하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총회장 앞에선 시위대, “교회는 자신의 문제 먼저 스스로 해결하라”


한편 이날 보건의료노조원 20여 명은 이날 정기총회에 앞서 중앙협의회 정문 앞에서 피켓 침묵시위를 통해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주교단의 관심을 호소했다. 


▲ 이날 보건의료노조원은 정기총회가 진행되는 중앙협의회 정문 앞에서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피켓 침묵시위를 하며 주교단의 관심을 호소했다. ⓒ 최진


보건의료노조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에 대해 1년 8개월 이상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교회 결정권을 가진 주교들에게 성모병원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피켓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켓시위에 참석한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전 노조지부장은 “가톨릭에서는 타 교구에 대해 어떤 권한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는 천주교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주교님들이 이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청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 홍 전 지부장은 ‘대구 희망원 사건’과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의 핵심은 교회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 최진


홍 전 지부장은 최근 논란이 되는 ‘대구 희망원 사건’과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의 핵심은 교회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톨릭 본래의 정신에 따라 봉사와 희생의 정신으로 일하시는 성직자분들이 많지만, 안타까운 것은 교회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라며 “희망원과 인천성모병원도 이러한 상황이다. 문제를 알리고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외면 받았다. ‘가톨릭이 설마’, ‘신부님이 설마’라는 사회 인식도 강하기 때문에 실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사실에 근거해 호소해도 힘들다”고 말했다. 


▲ 이날 보건의료노조원은 정기총회가 진행되는 중앙협의회 정문 앞에서 국제·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피켓 침묵시위를 하며 주교단의 관심을 호소했다. ⓒ 최진


그는 교회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사건과 의혹을 통해 스스로 정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천교구가 성모병원과 관련한 사건들을 아픔으로만 여기지 말고, 가톨릭 정신을 회복할 좋은 기회로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피켓 시위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됐으며,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던 주교들은 차 안에서 창문을 열어 보건의료노조의 피켓 구호를 읽는 등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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