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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岡 / 강 / 언덕. 산등성이. 구릉
  • 김유철
  • 등록 2016-11-15 10:36:20
  • 수정 2016-11-15 11: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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岡 / 강 / 언덕. 산등성이. 구릉



고타마 스승께서 생을 ‘고집멸도’苦集滅道라 설파한 깊은 깨달음을 헤아리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간의 ‘한 생각’, 물든 마음이 생기는 것이고 그 생각이 거듭 이어지며 결코 그 ‘한 생각’이 사라지지 않음을 철저히 아는 것이라 새길 뿐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배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에 있는 듯하다. 촛불의 언덕에도 그 깨달음이 일렁이는 날들이다.



언덕에 떠 있는 달



땅이 누럴 수 있는 이유는

저녁 달빛이 있기 때문이다


땅이 누럴 수 있는 이유는

가을비 속에 달빛이 함께 내리기 때문이다


땅이 누럴 수 있는 이유는

언덕에 떠 있는 달이 있기 때문이다


그 누런 달이

흙과 곡식과 강과 어미 소와 깊은 바다와 낮은 언덕을

꼭 껴안는다

내가 그대를 숨죽여 껴안듯

뒷날 누런 땅이 나를 껴안듯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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