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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강조한 정신철 주교, 대책위와 소통할까?
  • 최진
  • 등록 2016-12-05 20:00:18
  • 수정 2016-12-15 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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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책위는 5일 인천 답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해를 넘길 것으로 우려되는 인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천주교 측의 결자해지 자세를 촉구했다. ⓒ 최진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5일 오전 11시 인천 중구 답동성당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해를 넘길 것으로 우려되는 인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천주교 측의 결자해지 자세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천주교 인천교구를 관장하는 교구장 주교님이 27일 새롭게 임명된다”며 “천주교 인천교구가 교구장 착좌식을 앞두고 장기화되는 인천성모병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 천주교 인천교구가 풀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여겨지는 성모병원 문제는 지난 2015년 3월 20일 언론 보도를 통해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료 부당청구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창곤 대책위 공동대표는 “지금 국가적으로 논란이 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정권 차원에서 숨기기 급급했지만, 결국 그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라며 “천주교 인천교구도 교구 차원에서 성모병원 사태를 숨기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교구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창곤 대책위 공동대표는 인천교구가 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교구의 입장과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최진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한 양심이 있는 종교기관이라면 한겨울에 사람들이 2년 가까이 교구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무슨 일 때문에 온 것인지 관심을 갖는 것이 상식”이라며 “빛과 소금을 운운하기 전에 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인천교구의 입장과 견해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미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성모병원들이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청구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탄압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10년이 지나더라도 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결의 발언을 통해 “천주교 인천교구는 ‘무응답이 응답이다’고 답변했는데, 범죄에 침묵하는 것은 그 범죄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며 “인천교구가 성모병원의 범죄를 계속 방치한다면 전국 173개 보건의료노조 지부에서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인천교구에 대한 집중 투쟁을 전개해, 교구의 불의함을 드러내겠다”고 경고했다. 


▲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정신철 주교는 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300만 인천시민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고 면담과 소통으로 즉각 응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 최진


이어 “곧 있으면 성탄절이고 올해 달력도 마지막 장을 지나고 있다. 인천교구가 침묵으로 범죄에 동참하지 말고, 2년 동안 이어져 온 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라며 “정신철 주교는 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300만 인천시민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고 면담과 소통으로 즉각 응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책위는 1인 시위와 촛불 집회, 대구희망원 사건과 연계한 토론회, 대규모 집중행동 등으로 12월 한 달간 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집중행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한, 보건의료노조에서 구성한 ‘교황청 의료비상대책팀’을 통해 ‘제2차 바티칸 원정투쟁’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주한 교황대사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를 인천교구장에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동안 정 주교는 전임 인천교구장인 최기산 주교의 선종 후 지난 6월 4일부터 교구장 서리를 맡아왔다.


▲ 오는 27일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의 착좌식이 있다. ⓒ 최진


교구장 서리 때 정 주교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면담요청을 받았으나 침묵했다. 일각에서는 정 주교가 교구장의 권한을 위임받은 서리이기 때문에 성모병원 문제를 결정할 힘이 없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지난 10월 25일 정 주교가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대책위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성모병원 사태 해결에 대한 방향이 모호했었다.


한국 주교단에서 젊은 주교에 속하는 정 주교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 한다’고 언론에 소개될 만큼 ‘소통’을 강조하는 주교다. 이에 정 주교가 ‘노동자들의 교구’로 불리던 인천교구장으로 취임 후, 소통의 정신을 살려 성모병원 노동자와 대책위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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