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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유럽연합은 단순한 이익집단 아냐”
  • 끌로셰
  • 등록 2017-03-27 14:50:11
  • 수정 2017-03-27 15: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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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en.Vatican Radio >의 3월 24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조약 60주년을 맞아 유럽에 보내는 담화 발표) 편집자주


▲ 교황은 ‘로마 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아 유럽 국가 수반들에게 보내는 담화를 발표했다. (사진출처=European commission)


유럽의 시초가 되는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고 룩셈부르크 간의 ‘로마 조약(Treaty of Rome)’ 체결 60주년을 맞아 교황은 유럽 국가 수반들에게 보내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 담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60주년을 기념하여 로마로 돌아오는 일이 단순히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그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그 사건을 다시 체험하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거와 분리하여 우리 시대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러한 과거는 단순히 서로 동떨어진 사실들을 한데 묶어놓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역사를 이해할 경우 “현실은 그 단일성을 잃게 되고, 역사는 논리적 맥락을 잃게 되며 인류는 미래를 향한 자기 활동과 진전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유럽 경제 공동체를 구성하게 된 조약이자 추후에 유럽 연합을 구성하는 토대가 되는 ‘로마조약’은 1957년 3월 25일 체결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조약은 오늘날 유럽인들의 희망과 기대와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오늘날 유럽인들은 “이 여정이 계속될 수 있도록 식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연합의 의미에 대해서는, “조약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유럽 연합이라 부르는 인간적 현실, 즉 정치, 경제, 문화적 현실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유럽 연합은 단순히 지켜야 할 규율의 집합체 혹은 따라야 할 절차가 적힌 교본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유럽 연합이 단순한 이익 집단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유럽의 핵심으로 먼저 ‘연대(solidarity)’를 꼽았다. 교황은 “오늘날 유럽의 창립 이념을 생산, 경제, 재정적 욕심으로 치부하려는 시도에 맞서 이러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European Union)


교황은 “연대는 타인을 향한 열린 태도를 갖게 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와 관련된 연대의 또 다른 큰 성과로 ‘평화’를 꼽았다. 교황은 “평화란 언제나 모두가 자유롭게, 의식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생겨나는 결실”이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이러한 평화가 우리에게 내려오는 축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황은 “평화 없이는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미래를 건설할 수 없으며 결국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처지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렇기 때문에 “평화는 소중하고 필수적인 재산”이라고 말했다.


유럽 문명의 중심에는 ‘섬김(봉사)의 정신’과 ‘기독교 정신’이 있다는 생각이 유럽 창립자들의 공통분모였다고 설명하면서, 교황은 오늘날 역시 ‘다문화 사회’ 속에서 “이러한 가치들이 올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소통의 결실을 통해 진정으로 ‘중립적’ 사회, 즉 다시 말해 이념적 갈등에서 벗어나 원주민과 이민자들, 그리고 신자와 비신자들에게 같은 가능성을 주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서, “우리 시대는 ‘위기’라는 개념의 지배를 받고 있다”면서 이러한 위기에는 ‘경제 위기’, ‘제도의 위기’ 그리고 ‘이민(관련) 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라는 용어가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본래 위기란 그리스어의 동사인 ‘krino’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식별하다’, ‘무게를 재다’, ‘평가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 시대는 바로 식별의 시대”라고 말했다.


유럽 창립 정신인 ‘연대’를 가지고 ‘현재의 이 난점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심 키워드로 ‘유럽의 기둥’이라고 묘사한 정신인 ‘인간 중심적 태도(centrality of man)’, ‘효과적인 연대(effective solidarity)’, ‘세상에 대한 열린 태도(openness to the world)’, ‘평화와 발전의 추구(pursuit of peace and development)’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열린 태도(openness to the future)’를 꼽았다.


교황은, ‘60살이 된 유럽 연합’을 사람과 비교하며, “(유럽 연합은) 사람과 달리 피할 수 없는 노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젊음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유럽 연합, 다시 말해 “연대의 성공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었는지에 달려있다”면서 이러한 ‘준비’의 의미란 “사람들의 진짜 문제를 마주하고 세월의 풍파를 견딜 수 있는 실질적 결정을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 문제로 인해 관심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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