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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闕 / 궐 / 대궐. 문. 모자라다. 틈
  • 김유철
  • 등록 2017-05-09 0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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闕 / 궐 / 대궐. 문. 모자라다. 틈



어리석은 박모가 자기 살던 곳을 대궐로 착각하고 난리를 피우다가 쫓겨났는데, 그 쫓겨난 틈을 다시 대궐이라 여기며 그곳을 차지하려고 열다섯 명이 줄달음을 쳤다. 결국 사람들은 그곳을 대궐로 여기지 않는 자를 하나 뽑아 입장시켰는데 두고 볼 일이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면 그곳은 분명 그의 변소일 뿐이다!



차라리 청와대를 해우소라 부르자



국민들 걱정을 풀어주는 곳

국민들 눈물을 닦아주는 곳

국민들 한숨을 덜어주는 곳

그래, 청와대는 선암사 해우소 였으면 좋겠다


국민들 힘들면 찾아가는 곳

국민들 억울함 들어주는 곳

국민들 가려운 곳 긁어주는 곳

그래, 청와대는 실상사 해우소 였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하소연도

취업준비생 막막함도

투잡인생 고달픔도

가슴으로 듣고 성큼 안아주는 곳

그래, 청와대는 보덕사 해우소 였으면 좋겠다


아이들 놀이터가 되고

청년들의 사랑터가 되고

부부들의 쉼터가 되고

노인들의 경로당이 기꺼이 되어주는

그래, 청와대는 선운사 해우소 였으면 좋겠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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