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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일치’란 모든 존재의 동일성이 아니라 ‘조화’”
  • 끌로셰
  • 등록 2017-06-05 14:35:54
  • 수정 2017-06-05 14: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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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en.Radio Vatican >의 6월 4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제 : 프란치스코 교황, 성령 강림 대축일 강론)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일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에서 성령으로 말미암은 “새 사람, 새 마음”이라는 주제로 강론했다.


교황은 ‘새 사람’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며 “성령께서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시면서도 모든 이들을 한데 모아 일치하게 해주신다”고 말했다. 또한 “성령은 다양성과 일치를 동시에 만들고 있는 것이며 이리하여 새롭고, 다양하며 일치된 사람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보편적 교회다”라고 설명하며 ‘보편적 교회’라는 개념이 새 사람의 조건임을 강조했다. 


교황은 또한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따른 진정한 결속(union), 즉 단일성(uniformity)이 아닌 다름 가운데 일치(unity in difference)를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 구분되고 분리되어 있는 영혼들을 일치하도록 끌어 모으시는 것’ (요한복음 해설Commentary on the Gospel of John 11장 참조,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이다”라고 말하며, ‘일치’란 모든 존재의 동일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며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러한 일치를 위해서 ‘끊임없는 두 가지 유혹’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유혹인 ‘일치 없는 다양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편을 가르고 엄격한 태도를 취하며 자기 생각과 방식에만 골몰하여 심지어는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전체가 아닌 일부를 선택하는 것이며, 교회보다는 이런 저런 집단에 속하게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유혹인 ‘다양성 없는 일치’에 대해서는 “이 때 일치란 단일성이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치 하에서는 모든 이들이 모든 것을 함께, 같은 방식으로 해나가야 하며 생각도 비슷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 일치는 더 이상 자유가 아닌 균질이 되어버리고 만다”고 비판했다. 


‘새 마음’에 대해서 교황은 ‘죄를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용서는 교회의 시작점, 즉 우리를 꼭 붙어있게 해주는 풀, 집의 벽돌들을 고정시켜주는 시멘트와도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용서는 “가장 고귀한 선물이며 위대한 사랑이다. 용서를 통해 우리 마음은 자유로워지고 우리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용서는 희망을 준다. 용서 없이 교회는 세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용서는 “조화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일방적 비판을 거부한다”고 말하며 “그 대신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서로 주고받는 쌍방의 용서’라는 길을 택하라고 명하고 계신다”면서 용서에 내재된 일치와 소통의 가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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