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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아동전문 병원, ‘이윤만 추구 한다’ 의혹 제기돼
  • 끌로셰
  • 등록 2017-07-07 20:50:50
  • 수정 2017-07-14 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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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와 < NCR >의 7월 5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교황의 병원’ 밤비노 제수 아동 병원, 이익 추구로 아동 위험에 빠트려) AP기사보기 / NCR기사보기 - 편집자주



< AP >는 교황청 산하 아동 전문 병원인 밤비노 제수 아동 병원(Ospedale Pediatrico Bambino Gesù)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절차와 안전 수칙을 무시한 채 운영하면서 아동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이런 문제점이 지적되자 교황청 인가를 받은 비공개 조사단이 직원들에게서 ‘교황의 병원’이 그 사명을 잃었으며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 이윤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관련 문서들을 발견한 바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이 조사 보고서는 공개된 바 없다고 < AP >는 밝혔다.


2014년 최초 조사에서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일부 권고만이 적용되었다고 알려진 상태에서, 2015년 두 번째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이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 가운데 < AP >가 직접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밤비노 제수 병원이 실제로 2008년부터 2015년 지우세페 프로피티(Giuseppe Profiti) 병원장 재직 당시, 각종 서비스를 늘리고 병원이 이익을 낼 수 있게 만들었고, 환자 관리에는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도 환자 과밀 및 열악한 위생으로 소아암 병동에서 21개월 동안 슈퍼 박테리아 발병으로 인해 8명의 아동이 사망한 사건, 각종 일회용 장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거나 값싼 주사바늘을 사용하면서 바늘이 부러지는 사건 그리고 수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환자들을 마취에서 매우 급하게 깨운 관행 등을 공개했다.


< AP >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이미 2014년 최초 교황청 비공개 조사단에 의해 인지된 바 있으며, 이를 병원 관계자들과 교차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밤비노 제수 병원은 해당 사례들을 부정하며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 가톨릭헤럴드 >에 따르면 병원 측은 해당 보도를 ‘거짓말(hoax)’이라고 칭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의 중상모략이 담긴 고발과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 CNS >에 따르면, 7월 3일 발표된 성명서에서 그렉 버크 공보실장은 교황청이 “병원 관계자들의 불만 사항을 조사한 바 있으며 (…) 당시 파견된 조사단은 매우 훌륭한 수준의 환자 관리가 이루어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버크 공보실장은 “환자 관리를 개선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병원도 완벽하지 않다. 밤비노 제수 병원에 있는 아동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부당한 일이다”라고 항변했다.


핵심은 병원이 재정 보고서, 사망률, 감염률을 발표하지 않는 점



< AP >에 따르면, 현재 2015년 조사와 2014년 조사가 상반된 결과를 내면서 양 조사단 단장을 맡은 전문가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2015년 교황청 조사 단장인 미국 가톨릭 보건 전문가 캐롤 키언(Carol Keehan) 수녀는 “(2014년 보고서에 등장한) 문제들이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결론 내린 반면, 지난 6월 2일 2014년 교황청 조사 단장 스티븐 마소티 박사는 “우리가 보고서에 쓴 내용은 정확한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밤비노 제수 병원이 재정 보고서나 사망률 혹은 감염률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 AP >는 주장했다. 이는 이 병원의 특수한 지위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탈리아 보건 당국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병원 자체는 바티칸 영토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따라서 치외법권을 인정받아 다른 이탈리아 병원과 달리 불시 검문을 면제받고 있다. 


< CNS >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 AP >의 보도가 있은 후 인터뷰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중한 노력이 이루어진 바 있으며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우세페 프로피티 전임 병원장의 갑작스런 사임은 전임 국무원장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아파트 리모델링에 병원후원금을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 CNS >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전임 병원 재무원장이 교황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동 환자들의 관리 소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 AP >에 따르면, 2016년 6월 밤비노 제수 병원 뉴스레터에서 병원 노조는 “10년 전, 응급실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여전히 그대로다. 10년 전, 환자들은 들것에 누워 기다리곤 했는데, 여전히 마찬가지다. 한 가지 병에 걸려 들어왔다가 병원에서 두 개의 병에 감염되어 나가곤 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무엇이 바뀌었는가? 장비는 더욱 좋아지고 약도 더 나아졌지만 환자 관리 수준은 그렇지 못 하다”고 비판했다. 


교황, “부패는 병원에 영향 주는 가장 위험한 암”



< CNS >의 취재에 따르면, 현 원장인 마리엘라 에녹(Mariella Enoc)은 지난 4일 < AP >에 “자신의 취임 이후로 병원 분위기가 좀 더 건전해졌다”고 말하며 “열린 소통을 위해 사람들에게 안에 담아두었다가 폭발시키지 말고 찾아와 이야기 하라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 AP >와 인터뷰를 한 병원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이탈리아의 침묵 관행인 ‘오메르타’(Omerta)를 깼다며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6년 성탄절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백 명의 병원 관계자들과 환자들과의 알현에서 밤비노 제수 병원에 부패에 빠지지 말라고 권고하며, 이러한 부패는 병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밤비노 제수 병원은 1869년 가난한 아동을 치료하기 위해 로마의 한 재력가에 의해 설립되어, 1924년 교황청에 기증되었으며 남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아동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26,000회의 수술을 시행했으며, 이는 이탈리아 전체 아동 수술 횟수의 1/3에 해당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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