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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薑 / 강 / 생강
  • 김유철
  • 등록 2017-07-25 1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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薑 / 강 / 생강



천자문에서는 생강을 푸성귀 중에서 중요한 것이라 삼는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담을 삭히고 기를 내리며 토하는 것을 멈추게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공자는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식사마다 생강을 챙겼다고 한다. 그대는 무얼 먹고 사시는가?



눈물겹게 가난한 것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청하는 자의 마음은 가난하다

버무리고 삭히고 데치고 조린 음식으로 

독을 걸러내는 어미의 손길은 가난하다

입으로 들어간 먹이가 삶이 되고

생의 맛으로 느끼는 마음은 가난하다

돌아온 끼니 앞에 지나간 모든 끼니는 

무효라고 자조하는 마음은 가난하다

탁발로 일생을 사는 수도자의 마른 바람 같은

걸음걸이는 가난하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살아내는

삼라만상이 눈물겹게 가난하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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