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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폐쇄적 태도’, 교황 비전에 핵심 장애물
  • 끌로셰
  • 등록 2017-07-26 19:38:12
  • 수정 2017-07-27 1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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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근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해 < Crux >와 < La Civiltà Cattolica >의 7월 23일자 기사를 통합번역한 것입니다. Crux기사보기La Civiltà Cattolica기사보기 - 편집자주



지난 22일, 교황청 인가를 받아 발행되는 일간지 < L'Osservatore Romano :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 이탈리아판에서 지우리오 시리냐노 신부는 “교황의 비전을 방해하는 것은 상당수 성직자의 적개심에 가까운 폐쇄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회개 : 습관은 신앙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시리냐노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전을 적용하는데 있어 핵심 장애물은 높은 직위든 낮은 직위든 상당수 성직자의 적개심에 가까운 폐쇄적 태도”라고 말했다. 시리냐노 신부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성서학자로, 피렌체 소재 신학 대학(Theological Faculty of Central Italy) 명예교수이다. 


< Crux >는 ‘높은 직위든 낮은 직위든’이라는 표현이 주교부터 교구 신부까지, 모든 직위의 성직자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Crux >에 따르면 시리냐노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회개를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은, 상당수 상·하위 성직자들의 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때로 적개심까지는 아니더라도 폐쇄적인 태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리냐노 신부는 “물론 대부분의 신자들은 이런 모든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공동체에 내리신 지금 이 순간의 기회를 이해하고 이를 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우치지 못 한 목자들과 어울리는 공동체의 일부가 여전히 과거의 지평선 안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러한 지평선은 시대에 맞지 않는 관습이나 언어, 다시 말해 생기 없는 반복적인 사고”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생기 없는 반복적 사고’ 그리고 그로 인한 ‘폐쇄적 태도와 적개심’의 요인으로는 ‘상·하위 직위 모두에서 나타나는 사제들의 낮은 문화 수준’ 뿐만 아니라 사제를 공동체의 수장으로, 다시 말해 ‘단독 주인공’처럼 여기는 사제직에 대한 낡은 이미지, 그리고 ‘열정적이고 신비한 믿음의 모험을 (체제로써의) 종교로 변질시키는 낡은 신학(적 태도)’을 꼽았다.


이에 대해 시리냐노 신부는 “신부가 투명한 믿음이 아닌 (그러한) 종교적인 마음가짐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게 되면 모든 일이 더욱 복잡해진다”고 지적하며, “이 때 신부는 사람이 ‘하느님과 하느님의 뜻에 대해 만들어낸 것’의 희생자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회개혁 걸림돌에 대한 지적, 내부구조 뿐만 아니라 교회일치운동에서도 이어져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이후로 진행되고 있는 가톨릭 내 개혁을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세력에 대한 이와 같은 비판은 내부 구조 혁신뿐만 아니라 교회 간 일치, 즉 교회 일치 운동(ocumanism)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 (사진출처=치빌타 카톨리카)


프란치스코 교황과 직접 대담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진 예수회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구이자 교황이 <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 아르헨티나판 편집장으로 임명한 마르첼로 피구에로아 장로교 목사는 최근 예수회 언론 < La Civiltà Cattolica : 치빌타 카톨리카 >의 칼럼을 통해 미국 내 복음주의와 가톨릭 통합주의(Integralism)가 공통적으로 보이는 근본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두 저자는 “이러한 기이한 형태의 교회 일치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벽을 세우고, ‘나라를 정화시키려는 목적’의 추방을 원하는, 즉 외국인혐오 및 이슬람 혐오적 시각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교회 일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러 다른 교회와 종파들과 관련해 사용하는 ‘교회 일치’라는 개념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며, “교황의 교회 일치는 포용, 평화, 만남 그리고 (서로를 잇는) 가교를 권고하는 가운데 작동한다”고 말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르첼로 피구에로아 장로교 목사 (사진출처=Alfa y Omega)


두 사람은 미국 현 정부와 이들과 연관된 개신교 복음주의 분파가 자신의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정치, 도덕 및 종교의 결합체가 현실을 절대선과 절대악으로 나누는 마니교적(극단적인 이분법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시각에서는 교전 행위 역시 신학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으며 실제로 맥락을 벗어나 성서를 인용하며 이에 대한 근거를 찾으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톨릭 통합주의 역시 “정치계에서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두 종교적 흐름이 “낙태, 동성결혼, 학내 종교 교육 등 도덕이나 가치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며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음주의 개신교 일부와 가톨릭 통합주의자들이 “기존의 교회 일치 운동을 비난하고, 신권 (theocratic) 국가라는 향수에 젖어 자신들을 하나로 엮는 분열의 교회 일치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흐름이 목표로 하는 “증오의 교회 일치”와 “종말의 지정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이 두 종교 분파가 말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에 관해 “사실상 국가의 세속성을 직접 문제 삼는 ‘완전히 자유로운 종교’라는 근본주의적 용어로 종교적 자유를 보호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하며 ‘각자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종교를 가질 권리’와 ‘종교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권리’라는 의미의 종교의 자유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와 같은 이유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화, 정치, 체제 및 교회의 유기적 관계를 깨고자 하는 것이다. ‘영성’은 모든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정부나 군사 협정과 연관을 맺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종교가 어떤 사람들은 불구대천의 원수로, 어떤 사람들은 영원한 친구로 구분할 수 없으며 지배 계층의 보증인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모든 신권 정치를 세우려는 시도는 ‘구축된 질서의 붕괴’ 그리고 ‘혼돈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결론 내리며 “(이를 위한) 정치 전략은, 불안을 야기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내며 분열의 목소리를 키우고, 혼란을 과장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톨릭 통합주의(Integralism) : 19세기에 자유주의 사상의 대두와 함께 나타난 가톨릭교회 내의 흐름. 과학적 발견이나 새롭게 대두한 사상과 같은 현대적 변화의 수용을 거부하는 입장. 대표적으로 정교분리 원칙을 거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관습과 전통을 옹호하는 전통주의(traditionalism)와 연관.


신권(신정)정치(theocracy) : 왕권신수설과 같이 세속적 국가 권력의 원천을 신으로 삼는 정치 체제.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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