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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기억하며 천 여명 모여
  • 곽찬
  • 등록 2017-07-26 19: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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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129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에 앞서 고 김군자 할머니의 추모식이 마련됐다. 시민들이 헌화한 꽃이 김군자 할머니 영정 앞에 놓여졌다. ⓒ 곽찬


오늘(26일), 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9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지난 23일 별세한 고(故) 김군자 할머니를 위한 헌화식과 함께 묵념으로 시작됐다.


김군자 할머니는 1942년 17살 때 중국 위안소로 끌려가 일본군으로부터 성폭행과 모진 구타를 당하고 1945년 해방 후 귀국했다. 후유증으로 왼쪽 귀가 들리지 않게 됐으며,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1998년부터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했다.


김군자 할머니는 지원금으로 받은 돈을 모아 기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재단 창립당시 1억 원을 기부했고, 천주교 신자로 신앙생활을 이어오다 두 해 전에는 수원교구 퇴촌성당에 장학금으로 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김군자 할머니의 장례식은 어제(25일) 오전 수원 퇴촌성당에서 장례미사로 치러졌고, 이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영결식과 노제가 이어졌다. 장례식 다음날 진행된 이번 수요 집회에는 ‘위안부’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에서 찾아온 초중고 학생들 천여 명이 함께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사람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여 일본대사관을 향해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등 함께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 ⓒ 곽찬


이번 수요집회를 주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김주업 위원장은 먼저,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고통과 원한을 해결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김군자 할머님과 피해자 할머님들께 애도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남은 기간이 얼마냐에 따라 생에 의미는 남다를 것”이라며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를 바로잡았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 윤미향 대표는 일본 제국주의와 한국사회 억압을 강하게 비판했다. ⓒ 곽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집회에 함께한 길원옥 할머니의 노래를 들려주며 “할머니는 13살에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면서 꿈을 빼앗겼고, 사람으로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8살 때 해방이 됐지만, 할머니에겐 해방이 아니었다”며 꿈을 빼앗아간 일본 제국주의 군대와 한국사회 억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표는 “약자들이 인권을 외치는 목소리를 불편해하고 걸리적거린다는 인식이 오히려 한·일 간의 미래관계를 막는 걸림돌”이라며 “해방의 역사를 걸림돌, 방해라고 생각하는 정치가들 권력자들이 오히려 걸림돌이고 방해”라고 강조했다.


▲ ⓒ 곽찬


윤 대표는 “밤이 지나고 해방이 그냥 오지 않는다”면서 “얼마나 어두운지, 얼마나 아픈 역사를 주었는지 똑똑히 보고 체험하고 생생하게 지켜보고 새벽이 와야 해방이 온다고 외쳤던 사람들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다”며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을 격려했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위안부’피해 사실을 증언한 1991년 8월 14일,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아 오는 8월 9일 평화로에서 제5차 세계연대집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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