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유철) 붓과 시편 : 醎 / 함 / 짜다
  • 김유철
  • 등록 2017-08-08 13:04:17

기사수정




醎 함 / 짜다



함민복 시인의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2014. 책이 있는 풍경)를 읽으면서 “그러게 말이다”하고 혼잣말을 했었다. 오래전 사람 예수가 떠올랐다. 그 젊은이의 눈물과 땀에 배인 굵은 소금기에 내 온몸이 진저리쳤다. 함 시인이 던진 “왜”라는 의문이 그의 눈물방울처럼 보였다.



예수, 실용으로 죽다



한 사내 

십자가에서

숨 몰아쉬며 말하기를


아버지

저 사람들을

저 사람들을 


그 사내

목이 매여

울대를 거듭 떨다가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한 사내

생명인 그가 생명의 강을

바라보며 하는 말


너도 십자가에 걸렸구나

울지 마라

끝내 부활하리니 


최고의회는 말했다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민족을 살리는 실용이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