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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火 / 화 / 불 . 타다. 태우다
  • 김유철
  • 등록 2017-10-17 1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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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 / 화 / 불 . 타다. 태우다



한반도 면적의 70%를 잿더미로 만들었다는 캘리포니아의 산불. 한번 붙으면 불은 불 자체가 아니라 바람을 타고 그렇게 모든 것을 태우는 것을 여실히 전해준다. 불을 잠재우는 것은 물이 아니라 평화다. 그 평화를 위해 왔다는 나자렛의 젊은이가 오늘도 탄다. 생나무가 탄다.



십자가 불꽃처럼 



타오른 불보다 더 뜨거움을 안겨주는

너, 불꽃이여


끝을 알 수 없는 세상사 갈라짐과

계산된 빤한 사랑과

내다버린 평화와

이제는 잊어버린 용서를 태우는

너, 불꽃이여


온몸으로

맨몸으로

알몸으로

오늘도 탄다


시뻘겋게

끝내 시커멓게 

오, 불꽃이여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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