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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종교간 대화 위해 미얀마·방글라데시 순방
  • 끌로셰
  • 등록 2017-11-27 16: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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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it.Radio Vatican >과 < NCR >의 11월 22일자와 < CRUX >의 11월 20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it.Radio Vatican 원문보기 / NCR 원문보기 / CRUX 원문보기 - 편집자주



지난 21일 그렉 버크 교황청 공보실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 방글라데시 해외 순방에 대해 브리핑했다. 특히, 교황이 이번 방문에서 11월 30일 미얀마군 통수권자인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교황청은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12월에 개최될 예정인 종교간 대화 및 교회 일치를 위한 평화 정상회담에 로힝야족 일부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 만남은 당초 순방 계획 발표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일정이다. 특히 이 만남은 ‘로힝야족 사태’라는 갈등의 주체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화해의 물꼬를 트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브리핑에서 그렉 버크 공보실장은 순방국으로 두 나라를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종교간 대화’라고 설명했다. 미얀마는 불교국가이며, 방글라데시는 이슬람을 국교로 지정하고 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평화와 화해에 있어 종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황이 순방을 통해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을 언급하고 이로 인한 문제들의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그렉 버크 교황청 공보실장 (사진출처=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임명한 챨스 보(Charles Bo) 추기경은 로힝야 문제와 관련하여 교황이 ‘로힝야족’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러한 거부감의 속내에는 로힝야족에 대한 상반된 두 평가가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단체나 시민운동가 및 로힝야족 입장에서는 미얀마군의 박해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를 규탄하고 있는 반면, 미얀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영국 식민지배 당시 미얀마에 정착했으며 영국의 식민 통치에 부역했다고 여겨지는 로힝야족에 대한 반감이 매우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로힝야족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자신들이 8세기 벵골만을 통해 유입되어 정착한 무슬림들의 후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러한 이유로도 미얀마군의 탄압이나 학살을 묵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챨스 보 추기경의 입장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챨스 보 추기경 역시 이 같은 갈등을 인식한 듯,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러한 표현을 교황께서 쓰지 않으면, 국제 사회가 한 마디 할 것이고, 그런 표현을 사용한다면 군부, 정부 그리고 불교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비해 챨스 보 추기경은 “설령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도, 거기에 정치적 함의를 부여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로힝야족이라는 표현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 함의”라는 표현에 대해 챨스 보 추기경은 그것이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라칸 주 내의 로힝야족들은 미얀마 시민권을 부여 받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과 직업의 자유 등 기본 인권을 보장받고 있지 못 한 상황이다.


챨스 보 추기경은 그러면서도 “이러한 모든 이들을 측은히 여겨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 탄압 및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로힝야족에 대한 상반된 평가와 관계없이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임명한 챨스 보(Charles Bo) 추기경 (사진출처=Herald Malaysia)


공동선을 위한 조화와 협력의 토대를 쌓는 모든 노력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순방에 나설 것이며 상호 이해와 존중을 넓혀가고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지지해주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종교적으로 소수인 공동체를 박해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들에게 모든 온전한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올 2월에도 “무슬림 신앙을 따랐다는 이유로 고문과 죽임을 당해왔다. 로힝야족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하며 로힝야족의 실태에 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또한 해당 브리핑에서 교황청 공보실장은 ‘로힝야족’이라는 표현을 자제하라는 보 추기경의 조언을 따를 것인지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 조언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힝야족’이라는 표현이 교황청 외교상 “금지된 단어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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