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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차이가 차별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 끌로셰
  • 등록 2017-12-14 14:47:44
  • 수정 2017-12-19 18: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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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12월 12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 라틴 아메리카의 수호성인 과달루페의 성모(오른쪽). (사진출처=Radio 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일 라틴 아메리카의 수호성인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 발현 축일을 맞아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엘리사벳의 불임과 잉태’라는 두 측면을 강조하며 “하느님께서는 낙인찍거나 수치심으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엘리사벳이 살던 시대는 불임이 자기 자신 혹은 남편의 죄로 인식되었으며, 비난의 대상이었다면서 “당시 주위의 시선을 상상해보라. 불임은 결국 인생 전체를 마비시켜버리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불임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낙인 찍혔다고 느끼거나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낄 때마다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달루페 성모의 발현을 목격한 후안 디에고(Juan Diego) 역시 ‘나는 짐꾼의 밧줄, 받침대, 꼬리, 날개와 같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을 상기하며 이러한 (낙인의) 감정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접받지 못 하는 원주민 공동체와 아프로 아메리칸 공동체, 성별과 인종 사회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소외받는 많은 여성들,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에 노동 시장에 들어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청년들, 많은 가난한 이들, 실직자와 이민자들, 추방된 이들과 땅이 없는 소작농들 그리고 아동 성매매에 노출된 어린이들에게서 이러한 낙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엘리사벳의 잉태는 “마리아를 처음 알아보고 축복한 사람이며 자신의 삶과 육체로 하느님이 하신 약속의 완수를 경험한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엘리사벳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꿈이란 자기 자식들을 불임으로 만들거나 낙인을 찍고 수치심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 안에서 축복의 노래가 뿜어져 나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후안 디에고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 망토(틸마)에 동정 마리아의 모습을 담아 가지고 온 사람이 바로 그였으며, 망토 속 동정 마리아는 검은 피부와 혼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습을 통해 “어머니는 자기 자식들의 모습을 닮아 그들로 하여금 어머니의 축복 안에 있다고 느끼게 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처럼 불임과 잉태 이야기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사람들이 지닌 풍요와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며 “우리는 이를 가꿔야 할 소임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균일화의 시도를 나서서 막아야한다. 이러한 시도는 존재와 감정의 방식 그리고 삶의 방식을 강요하게 될 것이며 어른들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것들을 무용하게 만들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면서 교황은 “이는 특히 우리 청년들로 하여금 자신이 특정 문화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만들고 말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로의 차이가 차별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역설했다.


끝으로 교황은 ‘천주의 성모님께서는 교회의 전형’ (<인류의 빛>, 63)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천주의 성모님으로부터 혼혈, 원주민, 아프로 아메리칸, 소작농, 실업자와 남녀노소 모두의 모습을 지닌 교회가 되어 어느 누구도 부끄러움이나 쓸모없음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는 말로 강론을 마무리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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