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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범죄 피해자들에 말 실수 사과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01-24 12:13:58
  • 수정 2018-01-24 12: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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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NCR >의 1월 20일자 기사22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편집자주


▲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사진출처=CNS)


< NCR >에 따르면 칠레 순방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 성범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후안 바로스 마드리드 칠레 주교 (오소르노 교구)의 논란에 대해 “확증이 없다”고 말했다.


칠레 순방 중인 18일, 기자들은 교황에게 “바로스 주교가 당시 가해자 신부(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범죄사실을 은폐 했다는 의혹”에 대해 물었고, 교황은 “바로스 주교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확증을 가져올 때 이야기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확증이 하나도 없지 않냐”라고 강조하며 “(은폐 의혹은) 중상모략”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칠레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파라 라 콘피안차 재단(Para la Confianza) 상임이사 호세 안드레스 무리요는 “어째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로스와는 만나면서 우리 증언과 경험은 들으려 하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칠레 순방 중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성직자 성폭행 피해자들과 비공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와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로스 주교 임명에 대한 입장은 2015년에도 같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NCR >에 따르면 바로스 주교 임명 후 일반 알현 당시 한 칠레인이 이에 대해 묻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이 바로스 주교를 “아무 증거도 없이 판단하고 있다”면서 “좌파들에 의해” 만들어진 조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미사에서 칠레 시위자들은 “좌파도, 바보도 아닌 오소르노가 고통받고 있다. 바로스 주교는 사건을 은폐했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력자인 션 오말리(Sean O’malley) 추기경은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내고 교황이 바로스 주교를 옹호한 것이 피해자들에게는 “큰 고통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션 오말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가지며 교황청 개혁을 논의하는 추기경 자문단 C9의 일원이자,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치유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한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미국에서 2001년 성직자 성범죄 은폐 문제가 사실로 밝혀져 퇴임한 프랜시스 로(Francis Law) 전 보스턴 대교구 주교의 후임 대주교로 오말리 추기경은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의견을 꾸준히 개진해왔다.


오말리 추기경이 보스턴 대교구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서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큰 고통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점이 이해된다”면서 “‘증거를 증명할 수 없다면 신뢰받지 못 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말들은 범죄로 인해 인간 존엄을 침해 받아온 이들을 외면하는 것이며 피해자들을 유배 보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말리 추기경은 “어째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그런 말들을 사용했는지는 내가 인터뷰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면서도 “내가 아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성범죄를 막는데) 처참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온전히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아동을 학대한 것은 성직자이고 이러한 범죄로 인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아동을 학대한 자들에게는 교회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며 이러한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진심이고, 이 말들이야 말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약속이다.


오말리 추기경은 자신이 본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교황이 학대당한 이들의 상처를 깨닫고 치유에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고통을 느끼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보스턴 대교구의 공보실장 테렌스 도닐론은 < NCR >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말리 추기경 역시 이전에 확정된 일정에 따라 페루로 가기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페루 순방 중 오말리 추기경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곧바로 바로스 주교 옹호와 관련해 21일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교황은 “증언이 없다”고 재차 지적하며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아직까지) 나는 그가 무죄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증거 없이 그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이들은 아직 앞으로 나서서 판단에 필요한 증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누군가 와서 나에게 증거를 보인다면, 나는 가장 먼저 나서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바로스 주교에 대한 조사는 계속되고 있으나 증거 없이 그를 처벌할 수는 없다. 나는 그가 무죄라고 믿는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한편 기내 기자회견 중에는 이와 관련한 질문이 빗발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션 오말리 추기경이 발표한 성명에 감사를 표하며 “그의 말이 매우 옳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확증(proof)이라는 표현에 대해 “(확증이 아닌) 증거(evidence)라고 말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대를 당한 많은 이들이 증거를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가지고 있더라도 수치심 때문에 침묵 속에서 고통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대당한 이들의 비극은 거대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확증(proof)이라는 말이 상처를 주었으니 나는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표현이 미숙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교황이 면전에 대고 ‘확증이 담긴 편지를 가져오라’는 말을 하는 것은 뺨을 맞는 것과 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별도로 작년 15일 임기 만료 후 불투명해진 미성년자보호평의회의 행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교황은, 임기는 만료된 것이 맞으며 지난 9일에 새 구성원과 남고자 하는 기존 구성원의 ‘확정된 명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미성년자보호평의회의 새 임기 지정과 위원회 구성이 임기 만료 후 바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통상 있는 일’이라며 교황이 새 위원회를 발표하기 전에 확인하고 싶은 ‘두 가지 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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