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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5년, ‘사람을 향한 교황 목소리’ ➁
  • 끌로셰
  • 등록 2018-04-23 14: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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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


가톨릭교회에서 낙태는 ‘생명존중’이라는 틀 안에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인간의 생명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 (가톨릭 교리서 2270항)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맞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낙태를 하게 되었으나 용서를 구하는 이들의 죄를 사면해줄 수 있는 권한을 모든 사제들에게 양도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나는 낙태가 무고한 생명을 끝낸다는 점에서 중한 죄임을 강력히 재천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하느님의 자비가 하느님과 화해하고자 하는 속죄의 마음을 만났을 때 하느님의 자비가 닿아 씻어 내릴 수 없는 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고 또한 그렇게 말해야한다. (2016년 자비의 희년 교황 교서 『자비와 비참』)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


가톨릭교회의 큰 난제 중 하나였던 성직자 성범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기가 시작됨에 따라 빠르게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관련 교황청 부서의 미온적 태도와 지역 교회의 비협조적 태도 등이 문제가 되어왔다. 그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 성범죄 문제에 ‘무관용 원칙’을 꾸준히 표명해왔다. 


그 일환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미성년자보호위원회를 설립했으며, 2018년 3월부터 위원회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됐다. 그 외에도 최근 칠레 순방 후 성범죄 은폐 의혹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성직자에게 성범죄를 당한 분들 혹은 그 가족이 범죄를 신고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을 때 그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믿지 않았던 시간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2015년 미국 순방 당시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들과 만남) 


▲ 교황은 지난 1월 칠레 순방 중에도 성직자 성폭행 피해자들과 비공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사람들이 그 아이들의 존엄을 파괴해버렸다. 우리는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우리는 피해자들의 고통에 함께하며 이 죄로 인해 슬퍼하고 있다. 돕지 못한 죄, 은폐하고 부정한 죄, 권력을 남용한 죄다. (2016년 12월 28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에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


성범죄 추문은 인류 전체에 끔찍한 치욕이며 모든 국가의 아동과 약자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 우리는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러워야 할 사목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성범죄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2017년 9월 21일 미성년자보호위원회 총회 연설)


여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여성 부제 검토 위원회(Study Commission on the Women’s Diaconate)를 설립하고, 교회 안에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남성중심적인 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려왔을 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들의 온전한 권리를 보장하고 인신매매, 성매매의 대상이 되는 제3국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수도자들에 대해) 나는 봉사의 노동보다 노역 하는 여성 수도자들을 자주 목격한다. … 여러분이 섬김이 아닌 노역과 같은 일을 요구받을 때,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기 바란다. (2016년 5월 13일 국제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UISG)와의 질의응답)



여성은 빈번한 무차별적 폭력의 피해자다. 증오와 폭력이 압도하는 곳에서 이러한 악은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며 평화롭게 교육자로서의 사명을 수행하는 일을 방해한다. (…) 여성은 모든 무대에 참여할 온전한 권한이 있으며 이들의 권리는 천명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2017년 6월 9일 종교간대화평의회 총회 참석자들 향한 연설)


우리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나는 여러분이 우리 아메리카 대륙에 악영향을 끼치는 재앙에 맞서 싸워주기를 청한다. 여성들이 죽임을 당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폭력 사태가 수많은 벽에 가로막혀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러한 고통의 원인을 물리치는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2018년 1월 20일 페루 트루히요 아르마스 광장 미사)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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