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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삼위일체 대축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8-05-25 18: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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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신명 4,32-34.39-40) 해설

구원의 역사가 비롯된 시초에 동일하고

유일한 하느님이 거기 계셨다. 하느님의 사랑은 영원하시다

 

신명기는 성경 가운데서 구원의 역사를 의식한 맨 첫 책이다. 세 가지 결정적인 사건이 우리 주의를 끌고 있다. 즉 성조들에게 약속을 해 주신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까이에 계시고, 이집트에서 귀양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고, 복된 땅으로 인도하신 세 가지 사건이 우리 주의를 끌고 있다.


이 세 가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동일하고 유일한 하느님 바로 그분이시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억눌리고 혹사당하고 학살당하는 우리를 위로하고 구출해 주실 분은 바로 그 동일하고 유일한 하느님뿐이시다.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고, 그 하느님의 사랑은 영원하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활동하시는 말씀이고 반드시 그 실현을 보고야마는 말씀이다. 따라서 과거에 묻혀져 사문화한 말씀처럼 버려질 수 없다. 그 말씀은 오늘의 현실과 장래의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살아 활동하고 그 활동을 통하여 구원사업을 힘차게 펼쳐가고 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들에게 행동하는 적극적인 응답을 요구한다. 행동하는 순수하고 진실한 응답이라야 오늘과 내일 그리고 영원히 그 말씀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시편(32) 해설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

 

하늘과 땅 그리고 만물과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을 창조하신 주(주인) 하느님은 진실과 정의와 공정을 기대하신다. 모든 인간들에게 차별 없이 당신의 무한한 사랑을 기울이신다.


(주인)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주 하느님께 바라고 그분의 자비를 구하는 사람들을 당신께 속한 백성으로 삼아 그들을 굶주림과 죽음으로부터 결정적으로 벗어나게 해 주실 것이다. 주님께 의지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은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복을 받을 것이다.

 

2독서(로마 8,14-17) 해설

그리스도를 본받아서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받아서

우리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바오로 시대에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는 예수를 본받아 하느님을 아빠라고 불렀다. ‘아빠라는 단어는 아람어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친숙한 호칭이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아버지를 부르는 아빠와 같은 정감이 깃든 호칭이었다. 그 어떤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든 하느님과 그처럼 친숙한 관계를 맺는 것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예수를 따라 예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과 그러한 관계를 맺게 해 주셨다.


하느님이 그리스도인들(예수를 따라 예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버지가 되시는 연유는 그들에게 당신이 가지신 모든 것을 주고 바로 당신 자신을 고스란히 내주시기 때문이다. 그 같은 놀라운 선물과 은총이 성령의 능력과 활동으로 전달된다. 성령께서 참된 그리스도인들에게 자기네가 하느님의 가족에 소속되어 있음을 깨닫고 확신하게 해 주신다.


하느님은 당신을 닮도록 모든 사람을 초대하고 계신다. 예수처럼 거룩하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닮은 사람들이라야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속에서 인도하고 지도하시는 대로 그리스도처럼 모든 사람과 온 인류를 빠짐없이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 자녀로서 상속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예수와 함께 예수처럼 고난을 당한 다음에라야 하느님 자녀로서 상속과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복음(마태 28,16-20) 해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의 영광이 빛나는 진리의 시간이 왔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태어나면서부터 칼바리아 산정에서 최후를 마치실 때까지 줄곧 당신이 과연 누구며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고 계셨다.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과 모든 사건과 모든 사람이 당신 수중에 있었고 당신 권한에 속해 있었다.


몇 사람 안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그분의 놀라운 일생에 대한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우선 자기 동족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달해야 했지만, 그 기쁜 소식은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에게 차별 없이 전달되어야 할 소식이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모든 사람과 온 인류에게 그분의 기쁜 소식을 전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그리스도께서 당신 일생과 표양으로 적나라하게 가르쳐 주신 대로, 인간을 하느님이 그토록 사랑하고 애착하신 당신 자녀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사랑할 사명을 띠고 있다.


그리고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황인이든, 몸으로 노동하든 머리로 노동하든, 유능하든 무능하든, 강하든 약하든, 모든 사람을, 그 중에서도 못나고 가진 것 없고 억눌려 사는 힘없는 사람들을 특별히 사랑할 막중한 사명을 띠고 있다. 그 사업을 성취시키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 끝 날까지 당신처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계신다.

 

묵상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지닌 신비

하느님은 구원의 역사를 일으켜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계시하신다

 

구약은 절대주권을 지니신 유일하신 하느님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었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계시는 생명의 하느님을 계시해 주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마태 22,32),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을 계시해 주었다. 사랑하고 행동하고 말씀하시는 하느님, 절대적이고 배타적인 흠숭을 요구하고 당신 외에 어떤 신성(神性)도 용납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계시해 주었다(참조. 탈출 20,3). ‘태워버리는 불같으신 하느님(신명 4,24), 그분 앞에서는 그 누구도 맞설 수 없고’ ‘그 누구도 눈으로 뵌 적 없는하느님을 계시해 주었다(요한 1,18).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느님, 인간을 당신 모습 따라 당신을 닮게 만드신 하느님, 그리고 당신 피조물들에게 당신을 드러내고 말씀을 건네시는 하느님을 계시해 주었다.


구약이 우리에게 계시하는 가장 놀라운 사실은, 천상천하 모든 주권을 가지고 감히 근접할 수 없이 높으신 하느님, 그분의 권능과 거룩하심 앞에서는 땅도 떨고 산들도 숨을 곳을 찾는 그 하느님(참조. 시편 96)께서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마치 친구에게처럼 말씀을 건네고 당신의 법률과 계명을 내려 당신 사랑의 요구를 표시하셨다는 데 있다.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 우리 하느님은 자비롭고 인자한 하느님이시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들을 상기시키면서 이와 비슷한 일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말한다. 하느님은 불 가운데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을 하실 뿐 아니라, 당신 백성을 종살이에서 해방하여 복된 땅으로 인도하셨다. 오늘도 하느님은 당신 백성인 인류를 악(이기심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지 않고 불의에 희생되고 시달리는 무수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무관심함)에서 건져 내어 인류단합(형제애의 기쁨,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이라는 넘치는 풍요를 누리는 상태)으로 인도하신다.

 

아들의 사명

 

구약의 계시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구약 시대의 올바른 사람들과 예언자들은 하느님이 결정적인 구원자, 해방자를 보내 주실 것을 고대했다. 우리 인류의 친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게 하심으로써 인류 가족을 당신의 자녀로 삼고 당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셨다. 하느님의 자녀 되는 생명이야말로 인간을 참으로 인간 되게(인간 성취)하는 생명이요 인류가족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생명이다.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전적으로 똑같은 인간 조건을 취하심으로써, 그 중에서도 가장 평범한 민중의 한 사람으로 고된 노동의 일생을 취하고 마지막으로 인류 화해를 위해 일하다가 사형까지 당하심으로써 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다. 그 예수를 아버지 하느님이 부활하게 하고 영광스럽게 함으로써 인류에게 예수를 따라 예수답게 살도록 희망을 불어넣어 주셨다.


그리스도를 믿는다 함은 인류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예수처럼 어떤 모양으로든 죽임을 당한 다음 부활의 영광에 이른다는 것을 뜻한다. 믿는다는 내용은 지식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활실천에 있다. 인류가 공동으로 이용하라고 하느님이 주신 재화를 인간이 만든 체제제도(우상)를 이용하여 과다점유과다소비하고 있는 소수의 불의(不義)한 계층의 사람들은 이기심이라는 우상을 버리고 나눔의 정의(正義)로 돌아서야 구원받는 인류가족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소수의 불의에 희생당하고 있는 인류 대부분은 그 희생이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를 똑똑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 희생은 바로 그 불의(不義)한 소수를 뉘우치고 돌아서게 하여 하느님의 자녀인 인류 대가족에 동참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 그들을 악한 길에서 돌아서게 하기 위해 인내로이 끊임없는 투쟁을 감행해야 한다.


아버지 하느님과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 두 분 사이의 사랑 자체이신 성령께서 삼위일체를 이루시는 것처럼 인류도 한 형제, 한 가족, 한 몸을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다.

 


삼위일체 대축일 독서·복음


1독서(신명 4,32-34.39-40)

<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은 없다 >

 

이제, 하느님께서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너희가 태어나기 전의 날들에게 물어보아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물어보아라. 과연 이처럼 큰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 이와 같은 일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불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도 너희처럼 살아남은 백성이 있느냐? 아니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너희가 보는 가운데 너희를 위하여 하신 것처럼, 온갖 시험과 표징과 기적, 전쟁과 강한 손과 뻗은 팔과 큰 공포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 가운데에서 데려오려고 애쓴 신이 있느냐? 그러므로 너희는 오늘,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규정과 계명들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잘되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영원토록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시편(32)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

 

2독서(로마 8,14-17)

<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복음(마태 28,16-20)

<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 >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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