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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들, 평화기원하며 걸어서 통일대교 넘어
  • 문미정
  • 등록 2018-05-28 17:40:26
  • 수정 2018-05-29 18: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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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미정


4·27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2018국제여성평화걷기’가 지난 26일, 통일대교에서부터 도라산 평화공원까지 이어졌다. 


이날 여성평화걷기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여성들을 비롯해 어린아이들까지 약 1,000명이 함께 했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면서, “그래도 우리 여성들은 2015년을 시작으로 매해 불투명했던 남북 정세에도 꿋꿋하게 여성평화걷기를 지속했으며, 이 힘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 ⓒ 문미정


또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의 양보와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이 과정에 여성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틀 전 갑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들려왔지만, 참가자들은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는 참가자들의 도보대열을 인솔하기 위해 봉사자 50명이 자원활동을 했다. 


이렇게 가까운 곳을…


▲ ⓒ 문미정


군인들이 각 길목을 지키는 가운데 통일대교에서 도라산 평화공원을 향해 1시간 넘게 걸으니, 머리 위로 ‘평양’ ‘개성’이 적힌 표지판이 나타났다.


이날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윤진(아녜스) 씨는 표지판을 보니 개성이 매우 가깝다며 놀라했다. “개성이 정말 가까운데, 이렇게 쉬운 일이 그동안 왜 안 됐는지 답답함이 느껴졌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한재련(아가다)씨는 예전에 DMZ를 걸었을 때를 떠올리며 나라가 이토록 고요하고 평화로운데 왜 이렇게 경계를 나누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게 평화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족화해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탈북민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우리와 다르다고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그들을 모르는데 평화를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어떤 마음으로 길을 걸었을까 


▲ 메어리드 맥과이어는 평화가 이뤄져야 함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 문미정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맥과이어(Mairead Maguire) 씨는 “진정한 평화는 자기 자신들이 만들어질 때 오는 것”이라며 “자기 가족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또 세계를 위해서 진정으로 만들어갈 때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가 찾아오기 위해선 정치적 리더들도 필요하다면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미국 정부가 이 자리에서 함께 평화협정을 맺기를 원한다”면서, 평화가 이뤄져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주석 신부는 평화를 향한 간절한 소망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서 이 길을 걸었다고 했다. 평화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계속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 문미정


강주석 신부는 “평화로 가는 길은 힘든 여정이고, 합의가 이뤄져도 이행하는 과정이 길고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던 한 평화운동가의 말이 기억난다”면서, 평화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지라도 계속 평화로 가는 길을 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두리 씨는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흘러서 교류도 정상화되고 서로 왕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걸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화는 밥이다

평화는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평화는 당연한 듯 하지만 우리가 항상 지켜야 하는 것

평화는 이뤄져야 하는 그 자체이며 누구나 바라는 것 

평화란 단어가 필요 없는 게 평화인 것 같다


평화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달랐다. 하지만, 평화를 이 땅에 되찾기 위한 힘든 여정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는 모두 한 마음이었다. 


▲ ⓒ 문미정


이날 여성평화걷기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전 세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협상 과정에 여성의 동등한 참여 보장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화 ▲민간인 교류 전면 자유화와 이산가족 재결합 실시 ▲모든 국가는 여성·소녀에 대한 전시폭력 금지 ▲대북제재 해제 ▲군비 축소해 여성 복지와 환경보호에 사용할 것을 선언했다. 


‘여성평화걷기’는 1991년~1992년 남북아시아 여성들의 비무장지대 종단에 이어서, 2015년 한국전쟁 종결을 위해 16개국 국제여성지도자 30명이 북에서 남으로 DMZ를 종단하는 평화걷기를 시작으로 올해 네 번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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