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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사법개혁을 위한 길거리 미사
  • 곽찬
  • 등록 2018-06-19 17:38:05
  • 수정 2018-06-19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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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18일) 오후 7시30분 대법원 앞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교구 단체들이 주최한 ‘민주적 사법개혁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 곽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규탄하기 위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어제(18일) 오후 7시30분 대법원 앞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교구 단체들이 주최한 ‘민주적 사법개혁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재판장은 늘 ‘존경하는 재판장’으로 불린다. 이 존경에는 공정과 정의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들이 담겨 있다. 그만큼 소중한 자리가 거래로 흔들리고, 짬짬이로 이뤄졌다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나승구 신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사법부가 다시 공정하게 바로 서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한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나승구 신부가 이날 미사에 주례를 맡았다. ⓒ 곽찬


국가가 벌인 범죄를 마지막으로 완성한 곳이 다름 아닌 대법원이다.


강론을 맡은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상지종 신부는,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며 “비록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이른 바 사법살인을 저지르는 등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했다 해도 이를 억제할 길은 오직 사법부의 독립뿐이라고 강조했던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선생 같은 분들을 기억하며 사법부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에 엄중한 현실 앞에서 사법 당사자들 못지않게 분노를 넘어 당혹스럽고 절망스럽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너희는 재판할 때 가난한 이의 권리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죄 없는 이와 의로운 이를 죽여서는 안 된다.’ (탈출기 23, 6-7)


‘입을 열어 의로운 재판을 하고 가난한 이와 불쌍한 이의 권리를 지켜주어라.’ (잠언 31, 9) 


상지종 신부는 이 같은 성경구절 인용해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라 해도 상식적인 시민이라면 모두가 긍정하고 따라야 할 금과옥조”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양심인 법정이 이를 무시하고 억울한 이를 짓밟고 가난한 이에게 빼앗으며 한줌 권력에게 아첨해 제 배를 채우려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상지종 신부 ⓒ 곽찬


여전히 우리는 사법부와 법관들을 존경하고 신뢰하고 싶다. 이 싸움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는 싸움이며 쓰러져 신음하는 사법부를 일으켜 생기 돋게 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상지종 신부는 이 날의 미사 지향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사법농단 주범 처벌, 피해 원상회복, 사법적폐 청산 등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 땅의 사법정의를 이루어주시기를 호소하기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라는 집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세 개의 기둥으로 받치고 있다. 사법부라는 기둥이 좀이 슬고 썩어서 곧 부러지고 집은 쓰러질 위기에 처했는데 당장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대법원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 피해자 구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14일째 농성을 하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덕우 변호사는 “이번 사법농단 사태를 통해 깨우치고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며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했다.


이덕우 변호사는 재판 거래와 판사사찰 의혹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 권력을 받고, 이웃에 있는 사람들과 사건을 갖고 놀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 불과 두 시간 만에 13명의 대법관이 ‘재판거래 의혹은 근거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13명 중 일부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사법농단의 공범이라 보기 충분한 사람들인데 어찌 재판거래 의혹이 근거 없다고 말할 자격이 있겠냐”고 일갈했다.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덕우 변호사 ⓒ 곽찬


이 변호사는 사법개혁을 사법부 내부에 판사들에게 맡겨놓을 수 없다며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우리들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줄탁동시(啐啄同時), 양심 있는 젊은 판사와 법관들 그리고 사법부 구성원들은 안에서, 우리는 밖에서 썩은 껍질을 깨부수고 인권과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법부를 탄생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미사에는 KTX승무원 해고 사건 피해자도 함께했다.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사법농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떠난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면서 “조작된 판결이었고 뒷거래 판결이었다는 것을 들었을 때 부당하다고 외칠 수조차 없는 친구의 목숨과 13년째 되는 투쟁의 시간을 어떻게 돌려내고 보상받을까 하는 원망과 분노에 찬 나날들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한치 앞도 희망이 보이지 않던 박근혜 정권 때도 이 문제를 놓지 않고 투쟁한 것은, 오히려 당한 사람들이 힘겨워 흩어지는 결과와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 ⓒ 곽찬


김 지부장은, 그동안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버텨왔기 때문에 잘 이겨내리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면서 “사회에서 받은 상처는 사회가 바로잡아서 다시 돌려주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는다. 아직 KTX, 철도공사 등의 얘기만 나오면 귀가 쫑긋해서 가슴이 아련해진다”고 이야기했다. 


김 지부장은 ‘반드시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열심히 싸우겠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길거리 미사에는 KTX와 쌍용자동차 해고 사건의 피해자를 비롯한 2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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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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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8-06-20 13:24:38

    [국민감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대법관들은 그 직무를 정지시켜야 합니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는 야구시합의 '승부조작' 과 같은 것입니다.

    '전관예우' 도 '승부조작' 입니다.


    대법원 에서 승패 를 결정해 놓고 '재판' 을 했다하면.

    그러면, '재판' 은 하나마나 입니다.

    야구시합에서,

    심판이 승패 를 결정해 놓고 '시합' 을 했다하면.

    그러면, '시합' 은 하나마나 입니다.

    야구시합에서 '승부조작' 이 발생하면.

    그러면, 심판을 형사고발, 자격박탈, 손해배상 해야 합니다.

    법관이 '재판거래' 를 하면 마찬가지로, 형사고발, 자격박탈, 손해배상 해야 합니다.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대법관들은 그 직무를 정지시켜야 합니다.



    두산 구단 발표 "이영하, 승부조작 제안받고 곧바로 신고"  (스포츠조선 2018.6.7.자)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806080100059540004352&servicedate=20180607


    220명 중 80명이 차관급, 그들만의 '우아한' 세상  (노컷뉴스 2018.6.10.자)
    http://www.nocutnews.co.kr/news/4982447

    [국민감사] '재판거래' 는 '승부조작' 과 같은 것입니다.
    http://cafe.daum.net/justice2007/Wy5y/120


    [국민감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대법관들은 그 직무를 정지시켜야 합니다.
    http://cafe.daum.net/justice2007/Wy5y/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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