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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트럼프 이민 정책에 반대 입장 밝혀
  • 끌로셰
  • 등록 2018-06-21 14: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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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년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 레스보스 난민캠프에 있는 난민들과 만났다. (사진출처=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 Reuters >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부모와 아이들을 격리시키고 이들을 열악한 환경에 수용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미국 천주교주교회의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우리 가톨릭 가치에 반대되며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미국 주교회의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13일, 미국 주교회의 의장 다니엘 디나르도(Daniel DiNardo) 추기경은 “어머니에게서 아이를 분리시키며 국경을 지키는 행위는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확히 하건데, 나는 주교회의(의 입장)를 존중한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에 동조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기조에 대해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포퓰리즘이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인터뷰에서 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지중해 연안에 표류하고 있는 난민을 구조하는 선박의 입항을 거절한 사례를 들며 “오는 사람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들을 수용하고, 돌보며 동행하여 이들을 어디에 보내줄 수 있을지 알아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몇 정부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광기를 일으키는 것은 (문제에 대한) 치료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불법 이민자에 관한 새로운 법률, 무관용 원칙에 따라 미국 정부는 멕시코 국경을 건너는 중에 적발된 모든 이들을 형사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성인의 경우 곧바로 형무소에 구금하고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들은 정부 보호소(ORR)로 보내 부모와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펼쳐 논란이 벌어졌다. 


▲ 미국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아이의 엄마가 국경순찰대원에게 몸 수색을 받는 동안 아이가 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무관용 정책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꼽힌다. (사진출처=JOHN MOORE / GETTY IMAGES)


미국 멜라니아 영부인을 비롯해 딸인 이방카 트럼프는 정치 계파와 무관하게 이에 대한 비판입장을 밝혔고 관련한 비난이 쏟아지자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트럼프는 이러한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지난 14일 미국 법무부 제프 세션스(Jeff Sessions) 장관이 이민 정책의 적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람은 누구나 위에서 다스리는 권위에 복종해야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는 권위란 있을 수 없고, 현재에 권위들도 하느님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로마서 13, 1-2)를 인용함에 따라 반이민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었다. 


특히 “질서 있고 정당한 절차는 그 자체로 올바른 것”이라고 말하며 “일관적이고 공정한 법의 적용은 그 자체로 도덕적인 것이며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세라 허커비 대변인은 “법을 적용하는 것은 성서적 가치에 매우 부합하는 일”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 Reuters >와의 인터뷰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주교 임명권에 관련해 중국과의 논의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칠레 성직자 성범죄와 관련하여 최근 사퇴를 수리한 3명의 주교 외에도 더 많은 사퇴를 수리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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