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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연중 제15주일 독서·복음 해설
  • 김수복
  • 등록 2018-07-13 11:39:47
  • 수정 2018-07-13 17: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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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아모 7,12-15) 해설

<예언자야 네 백성을 찾아가거라>


베텔의 사제 아마츠야와 트코아의 목자 아모스가 대립한다. 아모스가 여로보암이 다스리던 북부 이스라엘 왕국의 사회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단죄했기 때문이다. 당시 북부 이스라엘 왕국에서는 음악을 곁들인 화려한 경신례(5,23), 초하루 축제와 안식일에 벌어지는 성대한 순례행렬(8,5), 갖가지 제사(4,4-5)가 유행했고, 진정한 덕행 실천은 외면당하고 있었다.


그러한 사회상을 고발하는 아모스의 외침이 올바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회개하지 않았다.


아마츠야(베텔 성소의 제사장이었을 것이다)는 아모스의 고발에 위험을 느낀 나머지 그를 추방하려 들었다.


그러나 아모스는 자기가 제멋대로 원해서 예언자가 된 것이 아니라, 주님께 사로잡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말을 전하라고 하시는 주님의 분부를 받고 왔을 뿐이고, 그래서 자기는 왕이 내리는 부당한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답변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대변하는 소명은 자기 신분이나 이권이나 명성을 확보하고 도모하려는 사람이 자기가 원해서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잘것없는 목자요 농부였던 아모스처럼 멸시받으며 고달픈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마음속 깊은 데서 느끼는 성령의 충동과 감동에서 비롯된다.


시편(84) 해설 

<주님, 저희에게 자애를 보이시고 저희에게 구원을 베푸소서>


이 시편에서 시편작가는 여러 가지 감정을 표명하고 있다. 기쁨과 감사와 두려움과 간청을 드러내고 있다. 기쁨은 백성이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귀양살이가 끝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제 백성의 염원은 하느님이 당신 백성 가운데 머무르고 완전한 평화를 이룩하여 주시는 것이다.


인류가 하느님을 두려워하면서 하느님의 소유인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이 골고루 나누어 사용하는 ‘정의’를 충실히 이행하면 주께서 행복을 주고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고 구원을 내려 주실 것이다.


제2독서(에페 1,3-14 또는 에페 1,3-10) 해설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뽑아 주셨다>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바오로는 ‘축복하는 인사말’로 시작한다. 이 인사말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 주고 이루어 주신 구원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한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 모든 인간을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에 미리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자녀가 되라고 선택하셨다. 인류의 새로운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한 몸이 되라고 선택하셨다. 원래 하느님은 인간과 인류를 그렇듯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은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신 역사적 사건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었다.


그리스도의 제사가 우리를 죄악에서 해방하고, 죄를 용서하고,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이 당신을 머리로 삼아 한 몸을 이루기 바라시는 하느님의 신비스런 계획을 계시한다.


그리스도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가져다주신 구원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하느님 아버지와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모든 사람 마음속에서 활동하신다. 그 성령의 소리에 따라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며, 그런 사람에게 성령께서는 하느님 자녀로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받을 상속에 대한 보증인이 되신다.


그런 엄청난 구원의 은총은 순전히 하느님 사랑에서 비롯되고 거저 베풀어 주시는 선물이지, 인간이 자격이나 공로를 내세워 강요할 수 있는 선물이 결코 아니다. 인간으로서는 자기 자신의 철저한 가난(자기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자기 능력도 자기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것임을 인정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자기 마음을 비워 둔 다음 하느님의 은총에 다소곳이 순응하고 몸 바치는 일만 남는다.


복음(마르 6,7-13) 해설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마르코는 자기 복음서 전반부에서 예수님의 행적을 총체적으로 보고하는 가운데(1,14이하; 3,7-12; 6,6ㄴ) 사도들에 관한 언급을 덧붙인다. 처음에 네 명에게 당신을 따르라고 초대하고(1,16-20), 제자들을 공동체로 만들고(3,13-19), 마지막으로 기쁜 소식을 전파하라고 그들을 파견하신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르코는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사업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적은 숫자의 제자 공동체가 마귀들을 내쫓고 병자들을 고쳐 주며 기쁜 소식을 전파하는 권능을 받는다(6,6b).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신 것처럼, 이제 그들이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다.


그들은 신앙을 합당하게 증거할 자들로서 둘씩 짝지어 파견되었다(두 사람의 증언이 유효했다: 요한 8,17; 신명 17,6; 19,15). 그리고 복음을 전파할 적에는 아무것도 갖고 가지 말고 빵도 자루도 전대에 돈도 갖고 가지 말고 부자처럼 속옷도 두 벌 껴입지 말라고 명하셨다.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순수한 복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전달하는 사람 자신이 그들과 똑같이 철저히 가난해지고 그들과 같은 처지의 사람이 된 다음에라야 가능하다는 말씀이다. 한편으로는, 복음 전파가 신분과 이권을 취득하고 확보하기 위한 이용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사명을 띤 신자들로서, 그릇된 체제와 사회제도의 테두리 안에 안주하고 그 안에서 불의한 혜택을 받는 안이한 생활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빼앗기고 짓눌리고 천대받는 가난한 사람들, 열강들의 군비경쟁・군국주의・침략정책으로 탄압과 수탈을 당하는 가난한 나라 민중들에게 그리스도의 ‘해방과 구원을 가져다주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전달한다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다.


그런 그리스도인은 거짓 그리스도인이고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장애가 될 뿐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처럼 하느님 앞에서 실제로 철저히 가난해지고 어떤 모양으로든 수난과 죽음을 당하는 사람이 된 뒤에라야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달해 주고 해방의 기쁨을 안겨 줄 수가 있는 것이다.


묵상


참된 예언자는 누구인가


인간 존재란 본래가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까닭에 항상 위협을 받고 있으며 끊임없는 위험에 처해 있다. 그렇게 불안정하고 빈약한 인간에게 창조주께서는 온갖 모양으로 도움을 베푸신다. 그 같은 배려에서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보내어 인간들을 자극하고 들어 높이고 당신이 부여하신 사명을 다하도록 도우신다.


인간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타성과 인습에 젖어들고, 일정한 틀과 제도 안에 굳어지고, 안일하고 안락한 상태에 주저앉고, 평온하게만 살아가려는 커다란 유혹을 시시각각으로 받고 있다. 인간은 흔히 단계들을 뛰어넘고 시간을 내몰아서 결정적인 제도에 안주하고픈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은연중 그런 목적으로 우리는 결혼을 하고 집을 마련하고 친구와 동료들을 사귄다. 그런 모든 것은 그 자체로서는 좋은 일이며, 인간 생활 자체가 그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인습과 타성이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과 마음을 속박해서는 곤란하다. 인간적 감성과 지성이 발휘됨으로써만 그 모든 것은 질서를 찾게 되고 가치를 띠게 된다.


그 어떠한 체제・이념・제도・세력・법률도 인간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을 끝까지 제압할 수 없다. 인간 마음속에 새겨진 법률은 그 어떤 외부적인 힘과 세력도 끝까지 지워낼 수 없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주 멸망한 듯싶은 절망의 심연 속으로 떨어지려는 순간에 다시 일어나고 복구된다. 그것은 오로지 하느님이 보내신 예언자들 덕분이었다. 예언자들은 역사 흐름의 핵심을 읽고 파악했으며, 과거를 회상하고 기념하여 현재를 해석하고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예언자들은 또한 하느님이 당신 백성과 맺어 주신 계약을 상기시키면서, 그 계약을 어긴 죄벌로 나라가 곧 멸망하고 커다란 재앙을 받으리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행한 불의 때문에 벌을 받게 되었음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벌을 받으면서 실의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다시금 하느님이 새로이 그들을 구원하시려 개입하시리라고 선언한다.


예언자들이 보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의지하고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하느님이고 하느님의 말씀뿐이었다. 하느님의 말씀은 생수가 솟아나오는 샘처럼 당신 백성으로 하여금 생생하게 되살아나 청춘을 구가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이었다.


예언자로서 사명을 받은 백성


히브리인들은 과거 예언자들의 사명을 완성할 가장 위대하고 높으신 예언자가 나타나리라는 깊은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등장하시자, 군중은 그분을 출중한 예언자로 여기고(요한 1,21; 6,14; 7,40), 때가 다 되어 등장하신 그분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 놓으실 것으로 믿었다(마르 1,15; 루카 4,21).


과연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을 받으셨을 뿐 아니라, 당신 자신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이셨다(요한 14,6). 그러나 예수님의 사명은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테두리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을 구원하고 해방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간이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리스도 생명의 신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리스도께서 가져다주시는 구원과 해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느님의 말씀이 예수 안에서 인간이 되신 그 순간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말씀을 듣고 따르는 모든 사람을 만나고, 그들로 하여금 인간과 인류 역사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해 주신다.


이와 같이 예수를 따라 예수처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당신과 신비스럽게 하나가 되며, 당신과 생명을 나누고 그 생명으로 살아가게 된다(1코린 6,15-17). 그리고 똑같은 성령으로부터 감동과 인도를 받는 한 몸을 이룬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생명과 성령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안에서 그리고 그들을 통하여 당신 사명을 계속 수행하고 계신다. 예수처럼 잠자리도 제대로 없을 정도로 가난하고 억눌리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당신 제자가 되어 그리스도 해방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그 해방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목숨까지 바칠 때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은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연중 제15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아모 7,12-15)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여라>


그런 뒤에 아마츠야가 아모스에게 말하였다. “선견자야, 어서 유다 땅으로 달아나, 거기에서나 예언하며 밥을 벌어먹어라. 다시는 베텔에서 예언을 하지 마라. 이곳은 임금님의 성소이며 왕국의 성전이다.” 그러자 아모스가 아마츠야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제자도 아니다. 나는 그저 가축을 키우고 돌 무화과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양 떼를 몰고 가는 나를 붙잡으셨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시편(84)

주님, 저희에게 자애를 보이시고

저희에게 당신 구원을 베푸소서


제2독서(에페 1,3-14)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 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풍성한 은총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은총을 우리에게 넘치도록 베푸셨습니다. 당신의 지혜와 통찰력을 다하시어,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당신 선의에 따라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 그것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의 말씀, 곧 여러분을 위한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게 되었을 때, 약속된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소유로서 속량될 때까지, 이 성령께서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어 주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 


또는 에페 1,3-10: 위 독서에서 괄호 ((  ))안의 것은 생략할 수 있다.


복음(마르 6,7-13)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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