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성만 열사 통해 한반도 평화를 보다
  • 문미정
  • 등록 2018-09-10 12:31:37
  • 수정 2018-09-10 12:35:16

기사수정


▲ 지난 8일, 조성만 열사의 삶과 죽음 속에서 드러난 한반도 평화를 되새기는 ‘조성만과 한반도 평화 만들기’ 심포지엄이 전진상 교육관에서 열렸다. ⓒ 문미정


한반도 통일, 미군 철수 등 평화를 염원하며 제 한 몸을 바쳤던 조성만 열사 3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죽음 속에서 드러난 한반도 평화를 되새겨보는 ‘조성만과 한반도 평화 만들기’ 심포지엄이 8일 서울 명동 전진상 교육관에서 열렸다. 


심현주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박사는 평화영성으로 조성만 열사의 통일염원을 다시 읽었다. “조성만의 영성은 분단의 현실에서 고통 받는 한국인들에 대한 연민에서 시작된다”며, “자신의 죽음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실천은 십자가의 영성과 일치하며 이웃과 세상에 대한 자기초월적 사랑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민중들에 대한 조성만의 사랑이야 말로 평화의 영성


▲ 심현주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박사 ⓒ 문미정


“영성은 ‘초월적 가치’를 자신의 삶 안에 받아들이면서 유한한 삶에 생명의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삶의 유한성과 영원한 가치를 인식한 자는 자신이 품은 가치가 죽음을 넘어선다고 믿을 때 죽음을 수락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조성만은 그의 죽음이 다른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이바지하리라 믿고 기대했을 것”이라며 그는 죽음의 얼굴을 보면서 선한 싸움의 동지요, 길임을 알아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주 박사는 조성만 열사와 함께 만들어갈 평화의 기본 원칙으로 ‘평화권을 기본으로 하는 평화관’과 ‘국방에 대한 민주주의적 통제’를 제안하면서, 이는 곧 국제적·국내적·개인적 평화 범주의 통합이라고 짚었다. 


교회는 그의 희생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 ⓒ 문미정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은 조성만 열사의 죽음이 지닌 순교적 의미를 살폈다. 지난해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그의 이름이 거론되며 국가적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인정이 된 셈인데, “교회는 그의 희생을 어떻게 기억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1988년 5월 16일, 조성만열사민주국민장 장례위원회가 장례미사를 협의하기 위해 주임신부를 찾아갔지만 자살자에 대한 장례미사는 교회법에 어긋난다며 그 자리에서 거부당했다. 자살 반대 교리 탓에 자살자들의 장례미사가 거부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1983년 새로 개정된 교회법에서는 자살에 대한 교회 장례금지 및 교회 묘지에 매장 금지 관련 규정이 완전 삭제됐다. “하지만 교회법 조항의 변화와 관계없이 자살자를 단죄하는 교회 내 인식은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조성만 열사의 추모미사가 처음으로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됐다. 이를 두고 “그동안 자살을 이유로 추모를 꺼려왔던 제도교회 모습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명동성당에서의 추모미사는 진전된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동현 연구실장은 ‘통일지향적 민족교회운동’ 맥락에서 볼 때 조성만 이후 전개된 천주교 운동은 해방 후 가장 큰 규모의 천주교 통일운동이자 평화운동이었고, 이 운동이 천주교 사회운동 내에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조성만 열사가 염원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 왼쪽부터 이대훈 성공회대학교 교수,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원영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박사 ⓒ 문미정


이대훈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조성만 열사가 분단체제를 하나의 거대한 세계로 이해했고 폭력적 작용이 여기에 어떻게 미치고 있는지 이해하는 동시에 파열을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성만의 생각과 행동을 30년 전에 그가 시작한 탈분단의 여정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폭력과 차별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는 가능하지 않으며, “현재 군사적·정치적인 것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관련 담론과 정책, 운동을 여성 입장에서 평화주의적 관점으로 평화담론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발견되는 젠더폭력과 혐오 문제가 분단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변화하는 남북관계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될지에 대한 지점들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에서 평화는 군사적·정치적인 것을 넘어 일상에서, 관계에서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들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고 나와 우리 안에 내재된 폭력과 차별에 대한 감성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평화와 젠더,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강조하며 실천하는 것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영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박사는 “북미 관계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동북아 국제정치 질서의 한 부분으로 북미 관계를 바라봤으며 미중 관계를 기본 축으로 북미 관계에 대한 정책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입장에서 북미 관계 개선이 미중 패권 경쟁 차원에서 유용한 정책이 될 수 있지만, 중국과의 전면적인 대립이 장기화되는 것은 미국에게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가 유연하게 변한다면, 북미 관계 개선이 미국의 핵심 이익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북미 관계 개선은 시간적 제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원영 박사는 “북미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현재에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서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해 북한과 미국 모두를 설득하는 것이야 말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열사 조성만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는 오는 10월~11월 중에 평화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