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 교황령, ‘주교일치·교회쇄신’ 강조
  • 끌로셰
  • 등록 2018-09-20 11:52:45
  • 수정 2018-09-20 17:30:52

기사수정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세계주교대위원회(이하 주교 시노드)에 관한 교황령 『Episcopalis communio』 (주교의 친교)를 발표했다. 이번 교황령은 성직자뿐만 아니라 개별 교회, 수도자, 평신도 등의 의견이 시노드에 포함되도록 독려했으며 시노드를 교회 의사결정 구조의 일부로 포함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에도 시노드를 통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노드적 교회’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교황령은 주교 시노드를 정례화한 1965년 자의교서 「사도적 염려」 (Apostolica Sollicitudo)를 보완하는 문건으로, 1965년 문건이 교서(apostolic letter)로 발표된 반면, 이번 문건은 교황령(apostolic constitution)으로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그 지위나 중요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교회가 새로운 복음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역사적 순간에 주교 시노드가 다른 모든 교회 기관과 마찬가지로 자기 보존보다는 이 세상의 복음화에 적합한 통로가 될 것을 요구받고 있다. (1장 1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교황령을 통해 “주교들은 선생이자 제자”(1장 5항)라고 표현하며 “비록 시노드가 주로 주교 단체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평신도들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모든 하느님 백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데 적합한 도구”(1장 6항)라고 표현했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이를 위해 “시노드 준비 과정에서 모든 개별 교회의 자문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령 2장 6항은 ‘하느님 백성의 자문’이라는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주교 시노드는 동방 정교회 시노드, 동방 정교회 상급 대주교(major archbishops) 및 자치 교회(Church sui iuris)와 같은 개별 교회뿐만 아니라 수도장상연합이나 교황청 인가를 받은 평신도 단체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장 6항은 재량에 따라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대상의 의견 역시 청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저 또한 교황직의 쇄신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로마 주교로서 저의 의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과 복음화의 현실적 요구에 더욱 충실하도록 저의 직무 수행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 제안들에 늘 열려 있는 것입니다” (『복음의 기쁨』, 32항)를 인용하며 “시노드의 활동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재건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1항 10항)고 말했다. 이는 이번 교황령을 통한 시노드의 변화가 교회 일치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교황령 2장 2조 1항으로 “주제와 상황에 따라 주교의 직분(munus)을 받지 않은 이들도 시노드 회의에 소집될 수 있으며, 이들의 역할은 그때마다 교황이 결정을 내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노드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교부가 반드시 사제일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베네 주교는 이번 교황령에 따르면 사제가 아닌 수도자들을 교부로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남자 수도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여성은 교부로 선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교황령은 “주교들은 시노드 회의에서 다루어질 안건들을 개별 교회들의 사제, 부제와 평신도들에게 제출하여”(1장 7항) 이들의 의견을 취합할 것을 권고한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교황령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 교황령의 핵심 키워드로 ‘주교단의 합의체적 성격’, ‘교회 쇄신’, ‘시노드를 시노드적 교회의 일부로서 안정적으로 편입시키는 것’ 그리고 ‘교회 일치’를 꼽았다.


파베네 주교는 기자회견에서 “『주교들의 친교』의 근본적인 혁신은 시노드 준비 과정과 시노드 실행을 통합하여 이를 ‘행사’에서 ‘절차’로 변모시키고 세례 받은 모든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⑴ 교황 문헌은 입법 행위와 행정 행위에 따라서 ①헌장 ②교황령 ③교령 ④선언 ⑤자의 교서 ⑥친서 ⑦답서로 구분된다. 


⑵ 개별 교회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개별 교회라는 용어를 여러가지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다. ‘교회 헌장’에서는 교구 또는 여러 교구들의 연합체, ‘동방 교회 교령’에서는 개별적인 자율 예법 교회, ‘주교 교령’에서는 교구와 준교구를 뜻한다. (천주교 용어자료집)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