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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 첫 노동조합 결성
  • 강재선
  • 등록 2018-09-21 18:16:05
  • 수정 2018-09-21 18: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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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출처=불교닷컴)


지난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재가종무원들이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조계종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 산하로 편입되어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이하 조계종 노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설립일 기준, 40여명 가입


조계종 노조지부장(위원장)은 심원섭 포교원 전법팀장이, 사무국장은 심주완 호계원 사무팀장이 맡았다. 설립일인 20일 기준으로 40여명의 종무원이 가입된 상태다. 


이번 조계종 노조 설립은 조계종 산하 ‘종무원조합’ 대신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노조가 설립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종무원조합은 종무원의 노동권 보장보다는 조계종을 대변하는 행보를 보였다. 종무원조합은 지난 2016년 우희종 교수가 ‘쇼! 개불릭’이라는 저서에서 조계종을 ‘변태종교’라며 강하게 비판하자, 이를 조계종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우희종 교수의 해임을 요구하고 서울대학교를 항의 방문했다. 


또한, 종무원조합은 2014년 조계종 측이 일방적으로 종무원들의 휴일근무수당을 삭감하고, 인사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모습에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조계종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사찰과 종도를 위한 중심축으로서의 종무원 역할 수행, 고용안정, 직장 내 성평등, 근로조건 개선, 조계종 신뢰 회복 및 참된 민주주의 구현, 한반도 평화통일 연대 등을 조계종 노조의 기치로 내걸었다.


우리는 종무원이자 노동자다.


조계종 노조는 “우리는 종무원이자 노동자다”라고 선언하며 “애종심과 쇄신은 누군가에 증명이라도 해야 할 듯 거리에서 사찰에서 우리 스스로를 수단과 도구로 전략시키는 용어가 되어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종무행정은 갈수록 줄어들고, 신도를 수동적인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하며 지금까지 조계종 내에서 전혀 조계종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노조는 “우리는 우리의 일터를 사랑하기 때문이 여기 모였다”고 강조하며 “부처님 법을 만나 행복한 우리는 부처님 법을 전하고 부처님 법대로 살아가기 위해 더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불교계를 시작으로 다른 종교계에 확산되기를


신대승네트워크는 조계종 노조 출범을 환영하며 “1994년 종단개혁의 성과인 종무원제도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종무원은 오직 종도들의 입장에서 합법적인 종무수행을 하여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종무원들의 모습은 그 사명을 망각하고 종도들을 잊은 지 오래다”라며 이번 노조 출범이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김성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설립 기자회견에서 “94년 개혁불사의 정신을 이어가려는 조계종과 사회 개혁을 실천하려는 민주노총의 만남은 그것만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종교계에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그리고 개혁을 위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노조 결성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불교계를 시작으로 다른 종교계에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한편, 조계종 측에서는 입장문을 통해 “노동조합이라는 형식으로 종단 내부의 문제를 접근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며 조계종 노동권 문제가 종교 내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설정 총무원장의 사퇴 등으로 인해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호소하며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재가 종무원들의 노동조합 결성 소식이 매우 염려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종단은 노동조합이라는 형태보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내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불교닷컴 >에 따르면 조계종 산하 종무원 수는 약 35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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