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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 살려 그보다 성숙하게
  • 끌로셰
  • 등록 2018-10-05 17: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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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 제15회 세계주교대위원회(이하 주교시노드) 개막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복음의 풍요와 아름다움이 우리 기쁨과 쇄신의 원천이 될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마음을 타오르게 만든 말씀의 불씨를 우리 안에서 되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진리의 영께 청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가 꿈꾸고 희망하는 시노드 교부가 될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주소서”라고 성령께 기도하며 “그리하여 우리 젊은이들에게 예언과 비전의 은사를 베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주교시노드에 참석한 중국 본토 주교 2명의 참석을 따뜻하게 환영하며 "그들의 참석 덕분에 교황을 비롯한 모든 주교단의 일치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우리에게 도전을 걸고, 우리를 움직이며 체제 순응적인 태도를 부순다.


교황은 이번 주교시노드에 있어 ‘희망’을 특히 강조했다. “희망은, 우리들이 일어나서 직접 젊은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그들의 상황을 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불안, 소외, 폭력과 같은 상황에 노출되어있는 우리 젊은이들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젊은이들은 우리에게 이들의 삶을 억압하고 이들의 비전을 어둡게 만드는 수많은 죽음의 행상인(peddlers of death)의 손에 자신들을 홀로 두지 말아달라고 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한 가지 구체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필리 2, 4)를 인용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게”(v. 3) 되며 이때 “우리는 자기보존 또는 자기중심성에 굴복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마음가짐이 우리를 도덕주의적, 엘리트주의적 자세에 빠지려는 유혹에서 우리를 보호해주며, 사람들의 현실에 절대 닿지 못하는 추상적 이념들의 미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주교시노드에 필요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부들에게 주교시노드에 필요한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어렸거나 종교 생활에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고 말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메시지를 ‘그 남자가 어릴 적 당신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기를’ (프리드리히 횔덜린 Friedrich Holderlin)이라는 말의 도움을 받아 이를 우리 마음속에서 다시 검토한다면,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바오로 6세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강론을 인용하며 강론을 마무리했다.



교회는 지난 4년 동안, 영원히 젊으신 그리스도, 살아 계시는 위대한 분이신 그 창립자의 계획에 더 잘 부응하고자 자신의 모습을 젊게 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이 절실한 ‘삶의 성찰’을 마치며 교회는 여러분을 바라봅니다. 교회는 젊은이 여러분을 위하여, 공의회를 통해 바로 여러분을 위하여 빛을 밝혔습니다. 그 빛은 미래, 곧 여러분의 미래를 비추어 줄 것입니다. 교회는 여러분이 키워 나갈 이 사회가 인간의 존엄,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기를 갈망합니다. 그 인간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권태와 퇴락 현상인 무신론에 맞서, 삶에 의미를 주는 의로우시고 선하신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으로 여러분의 신앙을 삶 안에서 천명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권유합니다. 세상의 요구에 마음을 넓게 열고, 여러분 형제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형제들을 위한 봉사에 여러분의 젊은 힘을 쏟아 부으십시오. 온갖 이기주의에 맞서 싸우십시오. 전쟁과 그에 따른 비극을 불러일으키는 폭력과 증오의 본능을 그냥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관대하고 순수하며 공손하고 진실하게 사십시오.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여러분의 선배들이 살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이룩하십시오!

(교황 바오로6세,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메시지, ‘젊은이들에게’, 주교회의 번역)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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