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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초청한 대만… 교황청, “계획된 바 없다”
  • 끌로셰
  • 등록 2018-10-22 19:17:08
  • 수정 2018-10-22 19: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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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중화민국)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은 지난 14일 교황 바오로 6세의 시성식에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했고, 이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대만 방문을 공식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교황청은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교황 방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중국과 교황청이 주교 임명권에 대한 잠정협정을 체결하는 등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자, 대만이 이를 의식하고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만을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중국-교황청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외교상 대만 정부가 중국 전체를 관할한다고 인정하고 있는 교황청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대만은 그 입지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대만 측에서는 1912년 이후 국민정부가 중국 대륙 전체를 지배해온 1949년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갈등에 따른 국공내전 이후 국민당이 열세에 몰려 중화민국 정부가 대만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측에서는 1949년 중화민국 정부가 대만으로 이동해가며 멸망한 나라일 뿐이며, 자신들이 국민정부의 적통을 잇는다고 주장한다.  


이후 국제적으로 중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1971년, 대만은 중국에 유엔 상임 이사국 지위까지 빼앗기게 되면서 국제 외교적으로나 중국-대만 관계에서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만정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방문을 추진한 것이고, 지난 해 국제회의 참석차 대만에 머무르고 있던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이하 인간발전부) 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미 한 번 공식적으로 초청한 바 있다. 당시 훙산촨(洪山川) 대만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웃음을 지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8일 교황청은 그렉 버크 교황청 공보실장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은 계획되어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보통 교황청에서는 순방 계획을 5-6개월 앞서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보실이 “계획에 없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순방 요청에 대한 거절로 해석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보실은 “철저히 종교적인 상황 속에서, 천젠런 부총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만 방문을 다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를 볼 때, 이번 천젠런 대만 부총통의 방문 자체가 중국과 관련한 정치적 상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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