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한국도 방북 실현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18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교황과 마주쳤다면서 “다른 나라 주교가 교황에게 ‘북한을 정말 가신다고 했느냐’라고 물었는데, 이에 교황이 밝은 표정으로 대답하시더라”고 전했다. 유 주교는 여기서 “교황의 방북 의지가 확고함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교황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에 참석중인 유흥식 주교는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곳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주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한만큼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면하여 소식을 듣거나 소통할 기회가 다른 주교들에 비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유 주교는 “교황은 즉위 이후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할 만큼 한국에 대한 사랑이 크신 분”이라며 이번 방북 수락 의사 표현 역시 그러한 사랑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주교는 방문을 위해서는 “실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경우 가톨릭 주교가 없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일본을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최근 56년 만에 주교시노드에 참석한 중국의 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주교는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순방이 아직까지는 “근거 없다”고 일축하고 마찬가지로 방북 시기를 논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런 지점에서 유 주교는 “교황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교황청 공보실에서 열린 주교시노드 브리핑에 참석한 유 주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소식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 간다면 이는 평화 한반도를 위한 거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유 주교는 “실제로는 사목적 방문이라 할지라도 밟아야 할 절차가 많다”며 “종교의 자유나 신부 주재와 같은 문제들이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 주교는 주교시노드 브리핑에서 북한의 개방적 태도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북한에 우리 마음을 열어야 하며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철도부터 시작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