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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교, 중국-교황청 잠정협약 이후 또 사라져
  • 끌로셰
  • 등록 2018-11-16 17:29:40
  • 수정 2018-12-20 00: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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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 주민(Peter Shao Zhumin) 주교


중국가톨릭교회와 교황청간의 주교 임명권 잠정협약 이후 관계 개선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저장성 원저우(Wenzhou, Zhejiang) 교구의 샤오 주민(Peter Shao Zhumin) 주교가 중국 공안에 의해 연행되었다고 < AsiaNews >가 전했다


샤오 주교가 ‘지하교회’ 주교라는 점에서 중국천주교애국회(Chinese Patriotic Catholic Association)를 중심으로 한 국가 공인 교회와 교황청의 인가를 받았으나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지하교회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 주교는 10-15일간 감금되어 사상교육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저우 교구 국가 공인 교회와 지하교회 신자들은, 놀랍게도 한 목소리로 샤오 주교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샤오 주교는 지난 2년간 무려 5차례나 같은 방식으로 중국 공안에게 잡혀갔다. 중국 정부가 지하교회 주교들에게 요구하는 바는 중국천주교애국회에 가입하여 소위 ‘사제 공인증’을 받으라는 것이다. < AsiaNews >는 중국천주교애국회 가입을 종용하는 이유가 성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원화’ 정책은 중국 정부의 중국화(Sinicization)된 교회, 즉 교황청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독립교회’를 만들어 외세의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정책이다. 


이번 소식은 특히 중국과 교황청 간의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너무 눈에 띈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부(United Front) 관계자들이 허난성 주마뎬(Zhumadian, Henan) 교구에 위치한 링쿤(Lingkun) 본당의 십자가를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역시 ‘중국화’의 일환으로 저장성과 허난성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서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교회, 십자가, 성화 등이 파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AsiaNews >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Bernardo Cervellera) 편집장은 샤오 주교의 연행 소식을 일부 스페인어권 언론과 영어권 언론 및 < AsiaNews >를 제외하고는 전혀 다루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종교의 자유라는 인권문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인지 혹은 적인지를 기준으로 사건을 판단하고, 중국과의 교역을 우선시하여 중국에게 불리한 소식에 침묵하는 “시장우상숭배”(Marketolatry)적 태도를 보이는 언론들을 비판했다


기자는 만약 이탈리아 주교가 IS에게 잡혀가 무슬림으로 개종되었다면 “전 세계 헤드라인을 장식했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샤오 주교의 연행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했다.


특히, 체르벨레라 편집장은 전 세계 가톨릭 언론들이 중국-교황청 잠정협정만을 긍정 평가하면서 탄압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일부 ‘중국 전문가’까지 나서 이러한 탄압 사실을 최소화했다고 지적했다.


체르벨레라 편집장은 결국 국가 공인 교회와 지하교회로 나누어진 중국 교회의 분열은 신자나 성직자 또는 평신도들 사이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18세 미만 교회 출입금지, 십자가 파괴, 지하교회 성직자 묘역 추모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의도되었다는 징표”라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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