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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유명 사제는 왜 박근혜 문건에 이름이 올랐나
  • 강재선
  • 등록 2018-12-12 14:11:22
  • 수정 2018-12-17 17: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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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문건(이하 대수비 문건)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여론 형성을 위해 천주교 인사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0월 < 한겨레 >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입수해 분석하고 [박근혜 청와대 ‘캐비닛 문건’, 문을 열다]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분야를 막론하고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안들에 직접 개입해 영향을 행사했다. 


< 한겨레 >는 10월 24일, ‘박근혜 청와대, 세월호 잠재우려 교황 방한도 활용’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청와대가 교황 방문과 종교인 등을 활용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 단식을 비롯한 진상규명 요구를 잠재우려 한 정황이 캐비닛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시복식 및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었고 교황이 방한하면 그해 4월에 일어났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2014년 7월 25일 대수비 문건에는 “‘팽목항 유족 일상으로...’ 주제로 종교계 지도자 대 언론활동”이라고 적고 종교계 원로들의 인터뷰 일정을 정리해둔 대목이 나온다. 특히 이 중에는 “인터뷰: ○○스님, ○○신부 -> 주요 일간지 8월초”라는 발언이 적혀 있었다. 



취재 결과, 문건에 언급된 천주교 인사는 평소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A신부였다. A신부는 실제로 8월 초부터 중순까지 여러 차례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신부는 < SBS > 라디오 인터뷰를 비롯해 < 동아일보 > 기고 등 주요 매체와 8월에만 11차례 언론활동을 했으며 이는 모두 13일부터 18일 사이에 몰려있었다.


인터뷰나 A신부의 기고 글을 살펴보면, 교황이 세월호에 대해 특별히 말하지 않을 것특정 집단을 위해 교황이 온 것이 아니다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세월호 사건을 연관 짓는 해석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A신부는 세월호에 대한 언급을 바라는 것은 특정 정치 성향만의 소망이라는 식의 발언을 반복하며 국가적 재난이었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나 추모 물결을 정치적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식 중이던 세월호 희생자 유민 아빠를 직접 만나 편지를 건네받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유족들과) 연대하기 위해 (리본을) 달았습니다. 어떤 이가 다가와 ‘떼는 게 더 낫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그 비극적 사건에 중립적이어야만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세월호 사건의 아픔에 깊은 공감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취재 요청을 하자 A신부 측 관계자는 “현재 A신부가 대외활동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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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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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kra0012018-12-18 17:28:42

    힘들게 돌아왔는데, 이러다 또 냉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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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8-12-13 01:39:01

    차동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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