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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가톨릭교회, 성직자 성범죄 조사 결과 발표
  • 끌로셰
  • 등록 2019-03-18 17:15:20
  • 수정 2019-03-18 20: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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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Episkopat News)


폴란드 가톨릭교회가 지난 14일(폴란드 현지시간) 성직자 성범죄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약 30년간 신고 건수는 382건, 성범죄 피해자는 625명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단 회의 이후 발표된 것으로, 폴란드 가톨릭교회의 성직자 성범죄 해결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가톨릭주교회의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세 미만을 가해한 사건이 184건, 15세 이상을 가해한 사건이 184건이었다. 그리고 15세 미만 피해자의 수는 345명, 15세 이상 피해자의 수는 280명에 달해, 신고된 사건에 한해서만 피해자가 625명이었으며, 625명 중 58.4%가 남성, 41.6%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집계된 교회 성범죄 382건 중 성직자가 저지른 범죄는 362건으로 94.8%에 달했고, 이 가운데 25%는 여전히 조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폴란드 주교회의는 보고했다.


이미 절차가 마무리 된 사건 270건 중 90%가 모두 유죄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성직 제명(성직 박탈) 처분이 내려진 경우는 25%, 정직 또는 면직은 40%를 차지했다. 이 두 처분을 모두 받지 않은 경우에는 교구 전출, 요양원 및 은퇴사제관 칩거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폴란드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무죄를 받은 경우는 270건 중 10%에 지나지 않았다.


피해 사실 신고는 60%가 피해자 또는 피해자 친족들에 의해 이뤄졌으며 평신도들이 직접 신고하거나 교구가 사실을 직접 파악한 경우 또는 언론을 통해 사건이 인지된 경우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도별 그래프를 살펴보면, 성범죄 증가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1990-2018 연도별 성범죄 신고 건수 추이 (자료출처=폴란드 가톨릭주교회의 보고서)

 

이러한 사실을 발표하며 폴란드 가톨릭주교회의 의장 스타니슬라브 가덱키(Stanislaw Gadecki) 대주교는 “매우 고통스럽고 비극적”이라면서 가해 성직자들이 “가장 약한 이들을 다치게 함으로써 신뢰를 깨버렸다”고 비판했다. 우치에크 폴락(Wojciech Polak) 대주교 역시 “피해자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고통, 부끄러움, 죄의식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며 “충분한 반성이란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보고서 공개 소식에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며 “그 신부들의 파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폴란드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 단체가 폴란드 언론 자료만으로 찾아낸 피해자 수가 384명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 The New York Times >에 따르면, 당시 이들은 성직자 성범죄를 신고하지 않고 방치한 주교 24명의 명단을 함께 제공 했으며, 당시 주교들은 이 보고서를 두고 “부정확하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폴란드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 단체 공동설립자 마렉 리신스키(Marek Lisinski)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리신스키는 “그는 내 손에 입을 맞추고 울었다. 그가 진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교황은 자기만 가지고서는 교회의 태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건 진정 슬픔과 무력감의 눈물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가톨릭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국가로, 가톨릭 신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인구의 85%가 가톨릭 신자이며 매 주일마다 1,200만 명의 신자가 교회에서 미사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임 교황 가운데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출신이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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