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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성당 주임사제로 임실치즈 만들던 지정환 신부 선종
  • 문미정
  • 등록 2019-04-15 18: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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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환 신부 (사진제공=천주교 전주교구)


전북 임실에 우리나라 최초로 치즈공장을 세워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한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디디에 세스테벤스)가 13일 오전 향년 88세로 눈을 감았다. 


1958년에 사제서품을 받은 지정환 신부는 이듬해인 1959년 한국에 왔다.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정환 신부는 농사도 짓기 어려워 가난에 허덕이는 지역 농민들을 돕고자 치즈 생산을 계획했다. 


치즈를 만드는 일이 녹록치 않자 지정환 신부는 유럽 현지 장인에게 직접 치즈 제조기술을 배워 와서 전수하기도 했다. 지정환 신부는 1967년 임실 치즈 공장을 설립하고 1969년에는 농촌사목 지도신부로서 임실 치즈 공장과 신용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임실 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임실 치즈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 지정환 신부(우)와 임실치즈직원들 (사진출처=임실군 / 임실치즈농협)


이후 지정환 신부는 다발성신경경화증으로 1981년 치료를 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다. 3년 뒤인 1984년 한국에 돌아온 지 신부는 몸이 아픈 와중에도 전북 완주시에 중증 장애인 재활센터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했다. 


지 신부는 2002년 호암재단의 사회봉사상을 수상했으며 상금과 사비, 기부금을 모아 2009년에는 ‘무지개 장학재단’을 설립해 장애인들을 위해 계속 힘써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법무부는 지정환 신부와 천노엘(아일랜드 국적의 오네일 패트릭 노엘 신부, 60여 년간 장애인 인권개선을 위해 헌신했다) 신부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지정환 신부는 2018년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누구를 위해서 한 것은 없다. 전 단지 그들과 함께한 것 뿐”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정환 신부의 빈소는 전주 중앙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중앙성당에서 16일 오전 10시에 봉헌되며 장지는 전주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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